경허법어 경허선사

노숙여인 광녀 狂女와

성천하지미미자 2023. 2. 21. 05:32

♣돌장승 여인 석녀 石女의 꿈이요 나무장승 목인 木人의 노래로다
아름답고 추한 것이 다 맑고 맑은 청정법신이요
찬탄과 비난은 본래 없는 두꺼비의 꼬리로다.

 

노숙여인 광녀 狂女와

 

경상도 해인사 조실로 계시던 어느 날 경허스님은 해질 녁에 어떤 길거리의 여인을 데려와 조실 방에서 같이 식사를 하고 같이 주무시면서 지냈다.

이 여인은 자기가 좋아서 스님이 예뻐 하시는 줄 알고 가지도 않고 조실 방에서 스님과 같이 숙식을 하였다.

제자 만공스님은 이러한 기괴한 사실을 대중들에게 알리지 않으려고 혼자서 문 밖에서 꼭 지키고 있었다.

누가 스님을 친견하러 오면 스님께서 주무십니다,. 하고 돌려 보냈다.

만공스님께서 몇일 후 문을 열고 들어 가 보니 경허스님은 걸인 여인에게 당신의 팔을 팔베개를 하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여자에게 다리를 척 걸친 채 코를 골고 주무시는 것이 아닌가?

자세히 보니 그 여인은 코도 눈도 분간할 수 없이 문들어졌고 손가락도 보이지 않았다.

걸친 옷은 때와 오줌과 피고름에 쩔어 올이 보이지 않았다.

송장 썩는 냄새와 악취까지 풍겨 도저히 코를 들 수 없는 상태였다.

이러한 지경을 상상을 해 보았다.

만공스님 자신이 저 여인을 스승처럼 안고 잘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도 만공스님은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참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열 번을  다시 생각해 보아도 스승의 법력을 따를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스승의 무애한 법력에 더욱 존경심만 깊어졌다.

이것은 만공스님께서 생전에 직접 술회한 일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