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법어 간행사 鏡虛法語 刊行辭 진성 眞惺
경허법어 간행사
세존 정법이 대대로 密傳되어 祖燈이 서로 꺼지지 아니하되
혹은 盛旺하였고 혹은 微弱하게 轉轉히 繼承되어 중국으로부터
達磨스님이 禪法을 首唱하여 東土 우리 나라에 이르기까지 많은 스님들이
正法의 禪風을 크게 드날려 왔으나 근세에 와서 그 禪脈이 泯滅된 상태로 백여년을 흘러 오던 중
平地突出로 태양처럼 출현하신 鏡虛惺牛 선사는 "한국의 달마"라 할 수 있는 위대한 선지식이시다.
老師의 精進수행은 범인으로는 능히 따를 수 없는 생사를 초월한 境地에서 孤高히 如來藏을 뚫고
頑晩한 祖師家風을 擧揚하였다.
또한 노사는 銀山鐵壁에 참 된 기틀을 감추시고
혹은 흐르는 물 盤石 위에서 며칠이고 等像佛과 같이 靜坐하시다가,
때로는 어촌, 저자 거리에서 잔을 들어 노래 하면서,
혹은 芳草岸頭에서 춤을 추시되,
오히려 그 설법이 明徹하였으며,
짐짓 執着에서 無碍를 부수고,
無碍에서 執着을 부수니,
嬰兒行과 逆行을 겸하신 大實踐菩薩이시다.
이 위대한 도인의 행적은 가장 평범한 가운데 미묘한 이치를 보이시고,
지극히 어려운 고통속에 참된 安樂을 收用하셨으니,
世人의 상식으로 어찌 알 수 있었으리오.
佛法을 닦되 불법이 없었고,
중생을 濟度하되 중생이 없으니,
저 생사의 바다에 밑 없는 배를 끌고 縱橫으로 遊戱하시며,
구멍 없는 피리로 無生曲을 불러 귀 먹은 자로 하여금 능히 無盡寶를 알게 하였다.
老師가 示寂하신 지 40년이 지난 후 受法弟子 滿空月面선사가 노화상의 法跡을 후세에 전하고자
여러 곳에 산재한 法語, 詩頌을 蒐集하여 韓龍雲스님과 같이 십여년에 거쳐 一次 간행을 한 것이
從前에 나온 鏡虛集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 미처 찾아내지 못했던 法語, "金剛山遊山歌" 를 비롯한 禪頌 近四十篇과
初版 刊行때 탈락 된 漢巖스님이 찬술한 "先呼鏡虛和尙行狀"
그리고 오랜 시일을 두고 전국 각처에 산재한 화상의 행적을 일일이 현지 답사하여 생존시에 만행하시던
逸話도 38편이나 增補하였다.
불교가 한국에 전래된 1600년 이래 전무 후무한 의미를 지닌다 할 이 "鏡虛法語" 간행은
석가세존의 拈花와 마하가섭이 微笑로 示衆하신 그 再現이며
한국불교의 선맥을 계승하여 禪人의 眼目을 밝히는 明鏡이 되고 각자의 바른 見處를 찾는 나침반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
於時乎.
衆魔가 熾盛하고 百廢가 混紀하는 이 말세에 제2의 경허선사가 출현하여 靈山의 등불이 더욱 빛나고
소림의 가풍이 전세계에 전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충정에서 이 책을 간행하는 바이다.
그동안 본 법어집 간행을 위하여
滿空禪師 法下 碧超鏡禪화상과 月山聖林화상이 추진해온 뒤로 장기간에 걸쳐 여러 스님들,
信心諸賢의 절대적인 聲援이 있었다.
거듭 감사드리고 특히 시종여일하게 編修作業에 뜨거운 협조를 아끼지 않은 文岩 任重彬거사의 노고에
甚深한 謝意를 표한다.
佛紀 2525년, (서기1981년) 冬安居節
西湖法孫 眞惺 焚香 謹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