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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시

눈 김수영

by 성천하지미미자 2022. 12. 6.

란타나

 

눈    김수영

 

눈은 살아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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