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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법어 경허선사

서회 書懷(二篇) 마음의 회포를 글로 남김 경허선사 鏡虛禪師

by 성천하지미미자 2023. 3. 19.

서회 書懷(二篇) 마음의 회포를 글로 남김 

 

기일 其一 그 첫째

 

변성유체오경영 邊城留滯誤經營  변방에 머무는 것 잘못된 일이로세

향사천반거진명 鄕思千般거(言巨)盡名  천가지로 고향 생각 그 이름들 어찌 잊으랴

병쇠난각태잠계 病衰難却苔岑契  병들어 쇠약해진 몸 고행하기 어렵고

문술수구초개경 文術雖求草芥輕  초개처럼 가벼운 명성 문장으로 구할 것인가

반천운진층봉색 半天雲盡層峰色  하늘에 구름 걷히고 산 봉우리 층층인데

수학풍생낙목성 邃壑風生落木聲  깊은 골에 바람 불어 나무 소리 쓸쓸하다

자시불귀귀편득 自是不歸歸便得  돌아가지 못한 맘 달래고 있을 때

호강송국만원청 好看松菊滿園淸  소나무 국화 향기 뜰에 가득하여라

 

 

기이 其二 그 둘째

 

구석평종부일시 鷗席萍蹤付一時  갈매기 부평초같이 한 세상 떠도는데

어하역역화심기 於何歷歷話心期  여기에 역력한 마음 어찌 말로써 표현하랴

마실안지비복어 馬失安知非福語  말 잃은 것이 복이라는 말 어찌 알지 못 하였나

학귀하불학선시 鶴歸何不學仙詩  학이 돌아 오니 신선의 시 어찌 배우지 않으리오

산기철한풍만학 山氣鐵寒風滿壑  산 기운 사무쳐 차고 골짜기에 바람 가득한데

설화금백월천지 雪花錦白月千枝  눈송이 솜처럼 달려 가지마다 달이로세

노연도해무난사 魯連蹈海無難事  노나라까지 연해 있는 바다를 밟는 것이 어렵지 않으나

부모지향보보지 父母之鄕步步遲  고향 땅 부모 생각 걸음 걸음 왜 이리 느려만 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