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음 偶吟(五篇) 우연히 읊음 (5편)
其一 기일 그 첫째
사양공사리 斜陽空寺裡 노을 비낀 빈 절 안에서
포슬타한면 抱膝打閑眠 무릎 안고 한가히 졸다
소소경각료 瀟瀟驚覺了 소슬한 가을 바람에 놀라 깨어 보니
상엽만계전 霜葉滿階前 서리 친 단풍잎만 뜰에 가득해
기이 其二 그 둘째
훤훤영사묵 暄暄寧似默 시끄러운 곳이 오히려 고요해
양양불여면 攘攘不如眠 요란스러운들 어찌 잠이 안오랴
영야공산월 永夜空山月 고요한 밤 산 위에 뜬 달이여
광명일침전 光明一枕前 그 빛으로 한바탕 베개 하였네
기삼 其三 그 셋째
무사유성사 無事猶成事 일 없는 것도 오히려 일이거늘
엄관백일면 掩關白日眠 사립문 닫고 졸다가 보니
유금지아독 幽禽知我獨 그윽히 지져귀는 새들 나의 고독한 것을 알고
영영과창전 影影過窓前 창 앞으로 와서 어른거리네
기사 其四 그 넷째
나산유적처 那山幽寂處 깊고 고요한 이 산에
기아침운면 寄我枕雲眠 구름을 베개삼아 조는 내 행색
여득기중취 如得其中趣 에헤야 좋을시구 그 가운데 취미를
방광십로전 放狂十路前 제 멋대로 십자 사거리에 놓아 두리라
기오 其五 그 다섯째
유사심난측 有事心難測 이 마음 측량하기 어려운 일
곤래즉타면 困來即打眠 곤하면 잠 자는 것
고금전저구 古今傳底句 예나 지금이나 전하는 이 구절
지재차문전 只在此門前 다만 이 문 앞이 분명하구나
永夜 : 고요한 밤 空寂
空山月 : 산 위에 뜬 달 妙有
那山 : 마음 산 심성 산 원각산
十字路 : 온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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