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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조사 수능엄경

개운조사의 능엄경과 도교수련

by 성천하지미미자 2023. 5. 13.

< 개운조사의 능엄경과 도교수련 >

*** 능엄경(楞嚴經)과 도교수련(道敎修練) ***


*** 원광대학교(圓光大學校), 노권용(魯權用) 교수 ***

***Ⅰ. 서 론(序 論) ***


불교경전 가운데, "능엄경"(楞嚴經)은,
유일하게, "신선"(神仙)의 존재를 언급하고 있고,
도교적 수련법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주목되는 경전이다...


특히, 본 논문에서, 다루고자 하는, "개운조사"(開雲祖師,(1790~?)) 의,
능엄경(楞嚴經) 주석서(註釋書)인,
"유가심인정본수능엄경환해산보기"
(瑜伽心印正本首楞嚴經環解刪補記)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도교수련에 관한,
내용을 밝히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본고에서는, 개운조사(開雲祖師)의 생애와
"유가심인정본수능엄경환해산보기"
(이하, 개운해(開雲解)로 약칭.)에 나타난,
도교사상이,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이것이, 능엄경의 불교사상과 어떠한 맥락(context)에,
놓여 있는지를, 밝혀 보고자 한다...

*** Ⅱ. 개운해(開雲解)의 도교사상(道敎思想) ***


***1. 능엄경(楞嚴經)의 사상사적(思想史的) 위치 ***


"개운해"(開雲解)의 도교사상을, 분석하기에 앞서,
"능엄경"(楞嚴經)이, 어떤 경전인가를,
간단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능엄경(楞嚴經)은, 당대(唐代), 중종(中宗), 신룡원년(神龍元年)인,
705 년에, "중천축사문"(中天竺沙門)인,
"반자밀제"(般刺密帝)에 의해서 번역되면서,
처음, 중국에, 소개되기 시작하였다...


이 경은, 번역과정에서, 많은 의문점이 있어,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이라고 보는,
부정적 관점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능엄경"(楞嚴經)은,
대승불교의 "중관"(中觀), "유식"(唯識), "천태"(天台), "화엄"(華嚴),
"선"(禪), "밀교"(密敎)와 같은, 여러가지 사상들이,
폭넓게 수렴되어 있으면서도,
잡다하게 흐르지 않고, 일관된 체계속에서,
소화하고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능엄경은, 중국은 물론이고,
"고려 중기" 이래, "한국의 불교계"에서도,
호평을, 받게 된 것 같다...


"능엄경"이, "중국 불교계"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규봉종밀"(圭峰宗密, 780~841.)에, 의해서 였다...


규봉종밀은, 당시, 대립하고 있던,
"선"(禪 = 돈오(頓悟)), "교"(敎 = 점오(漸悟))간의 회통을 주장하면서,
그 회통의 틀(frame work)로써, "돈오점수"(頓悟漸修)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 규봉종밀은, 이 돈오점수의 "원리적 근거"를,
"능엄경" 10권에서, 인용하고 있다...


"이치로는, 한꺼번에 깨닫는 것이어서,
깨달으면 없어지려니와, 사실로는, 한꺼번에, 덜리는 것이 아니므로,
차례 차례로, 없어진다"(理則頓悟乘悟倂銷事非頓除因次第盡) 라는,
바로 그 대목이다...


이치는, 단박에 깨달을수 있으나,
"사"(事), 즉, 우리 몸에 남아 있는, 습기(習氣)는, 시간을 두고,
점차로,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규봉종밀의 사상을 이어, "영명연수"(永明延壽, 904~975)도,
그의 저술인, "종경록"(宗鏡錄)과 "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에서,
"능엄경"을 인용하여, 선교일치, 돈오점수를, 주장한 바 있다...


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에서는,
"돈오점수"를, 다음과 같은 비유로, 설명한다...


"마치, 해가, 대번에 솟아 오름에, 산천의 이슬은,
점점, 녹아 없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송(宋), 명(明) 대에 들어와, "신유학자"들도,
"능엄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대표적으로, "장횡거"(張橫渠), "주자"(朱子), "나정암"(羅整庵),
"왕선산"(王船山) 같은 인물들도, "능엄경"을 읽고, 그 내용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피력하였다...


비판의 촛점은, "능엄경" 전반부에 나오는,
"칠처징심"(七處徵心)과 "세계망상"(世界妄想) 장(章)이,
유교적 세계관을, 부정한다는 것이었다...


"칠처징심"(七處徵心)에서는,
보통 사람이, "자기 마음"이 있다고 여기는,
일곱군데(七處)를, 차례차례 논파하면서,
어디에도, 마음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신유학자"들은,
"마음"이, "우리 몸 안"에, 존재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칠처징심"의 주장은,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었다...


즉, 신유학자들이 주장하는, "수양"의 "존재론적 근거"인,
"마음"을, 부정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세계망상"(世界妄想)에서는,
산하, 대지, 국토와 같은, 현실세계가,
우리의 망상(妄想)에서, 비롯된 것임을, 주장한다...


이처럼, "주관세계"(자기마음)와 "객관세계"(天地自然)를,
모두, 환상으로 간주하고, 부정하는, "능엄경"의 관점은,
천지자연(天地自然)의 이법(理法)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믿는, 유학자들에게,
받아들여 질 수 없었음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만약, 신유학자들이, 능엄경의 주장을, 받아 들인다면,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질서"도, 한갓,
망상(妄想)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해야 하는,
곤란한 결과를 초래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유학자들이, 주로, 문제삼고 있는,
"칠처징심"과 "세계망상"의 부분이,
"능엄경"의 전체내용 중에서,
전반부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전반부는, 주로, 인식(認識,(마음))의 문제를 다루고,
후반부는, 실천(實踐,(수행))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전반부는, 돈오점수(頓悟漸修)의 틀에, 비추어 보면,
돈오(頓悟)에 해당하는, 부분에 해당한다...


바꾸어 말하면, "오"(悟)란, "무엇인가를 밝히기 위해서",
"심"(心)에 대해, 체계적이면서, 논리적인 분석을, 가하고 있다...


이와같은, "심"(心)에 대한, "치밀한 분석"은,
도교경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부분으로써,
상대적으로, 불교만이 지닌, 장점으로 평가된다...


"능엄경"에서는, 이러한, 돈오(頓悟)를 설명하기 위해서,
대승불교의 중관(中觀), 유식(唯識), 여래장(如來藏) 사상을,
동원하고 있는 점이, 이색적이다...


중관(中觀)사상은, 귀류논법(歸謬論法, (prasanga))을 동원하여,
마음이, 소제(所在)하고 있다고 여기는,
7군데를, 파(破)하고 있다...


중관(中觀) 다음에는, 유식(唯識) 사상을 동원하여,
"망심"(妄心)은 없지만, "진심"(眞心)은 있다는, 주장을 편다...


즉, 중관(中觀)이, 온통, 심(心)의 존재에 대해서, 부정으로 일관한다면,
유식(唯識) 에서는, 긍정으로, 전환한 것이다...


여기에서, 다시, 여래장(如來藏) 사상을 동원하여,
"진심"(眞心)이, "너의 마음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전체"가, "여래장"(如來藏) 임을, 주장한다...


이같은 전개과정은, 선사상(禪思想)이 깔고 있는,
이론적 배경이라 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중관(中觀)의 부정을 거친 다음에,
유식(唯識)의 긍정, 여기에서, 다시, 여래장(如來藏)을 통하여,
긍정의 확대라는, 순서로 이어진다...


흔히, 회자되는,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다" 라는, 현상세계의 부정에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는, 총체적인 긍정으로의 전환이,
이와같은 과정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능엄경"에 대해서, 신유학자들이,
주로,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던 반면에,
도교 내단서(道敎 內丹書)에서는,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태을금화종지"(太乙金華宗旨), "혜명경"(慧命經), "금선증론"(金仙證論)
등의 내단서(內丹書)에서, "능엄경"이, 상당부분,
인용되고 있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들, 내단서(內丹書)들은,
"성명쌍수"(性命雙修)를, 지향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특히, 청대(淸代)의 선인(仙人),
유화양(柳華陽)의 "혜명경"(慧命經)과 "금선증론"(金仙證論)은,
강하게, 성명쌍수(性命雙修)를, 주장한다...


"불교에서, 성(性)과 명(命)을, 쌍수하는 맥이, 이미 없어졌으니,
네가, 그 명맥을 잇고, 인연 있는 대로, 제도하라고 하셨다."


세상의 구도자들이, 흔히, 어록(語錄)을, 높이 알지만,
어록 가운데에는, 실제와 맞는 것이 있고,
또한, 함부로 지껄인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배우는 사람이, 여래의 혜명의 진리를, 알지 못하고,
헛말뿐인, 구두선(口頭禪)에 빠져,
끝내,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말며,
오히려, 어록의 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제, 뭇 경전과 스승의 가르쳐 줌(師傳)들을, 훑어보니,
능엄경(楞嚴經)과 화엄경(華嚴經)과 육조단경(六祖壇經)은, 실제와 맞고,
선사어록(禪師語錄)이니, 화상어록(和尙語錄)이니,
하는 것은, 헛말이다...


선종(禪宗)은, 당말(唐末)이후로, 중국불교의 주류가 되었으므로,
청대(淸代)의 유화양(柳華陽)이 말하는, 불교라 하면,
다름아닌, 선종(禪宗)을 지칭한다...


유화양(柳華陽)에 의하면, 선종(禪宗)은, 구두선(口頭禪)에 빠져,
성명쌍수(性命雙修)의 맥이, 끊어 졌다고 평가하고,
선사들의 어록에, 담긴 내용도, 역시, 마찬가지로 간주한다...


그렇지만, 예외적으로, "능엄경"에는,
성명쌍수(性命雙修)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해서,
높이, 평가한다...


이를 놓고 볼때, 다른 불교경전과는 달리,
"능엄경" 가운데, "명"(命)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아울러, 도교 내단학(道敎 內丹學)에서,
"능엄경"이, 참고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2. 개운조사(開雲祖師)의 내단사상(內丹思想) ***


"개운해"(開雲解)는, 밀교(密敎)의 불공(不空)화상이 번역한,
"정본능엄경"(正本楞嚴經)과 "유가록"(瑜伽錄)을, 저본으로 하고,
고덕 스님들의 주해(註解) 및 게송(揭頌)과 閑庵普幻의
??楞嚴經環解刪補記??등에서
개운조사가 발췌하고, 자신의 해석을 덧붙여, 합편한 것이다.


한국에서, 고려때, 李資玄(1061-1125) 이래로, 능엄경이, 유행하였지만,
능엄경을, 內丹的 맥락에서, 해석한 것은, "개운해"가, 처음이라는데에,
그 사상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개운해" 에 나타난, 개운조사의 내단사상을, 알아 본다.

1) 道敎에 대한 開雲祖師의 견해


내단사상을, 살펴 보기에 앞서, 도교에 대한, 개운조사의 견해는,
어떠했는가를, 먼저, 알아 볼 필요가 있다.


세존의 예언에,
"내가 멸도한 후, 5백년 안에, 迦葉이, 삼매에 들어 있다가,
동쪽 나라에 화현하면, 그 이름이, 老聃이라 하리라" 라고 하였는데,
멸도한 후, 349년, 庚申, 주나라 말엽에, 趙相公의 딸인, 16세 동녀의 몸에서,
아비없이, 스스로 잉태하셨으니, 그것은, 능력이, 자재함을 보이신 것이요,
태 속에서, 81년이나 있었던 것은, 인연 있는 시기를, 기다린 것이며,
庚辰년에, 어머니의 왼쪽 옆구리로 나왔으나, 옆구리에 뚫린 상처가 없었고,
어머니는, 96세였는데도, 얼굴은, 마치, 16세때와 같았으나,
老聃만은, 머리와 수염이, 눈처럼 흰 것은,
늙은 이도, 수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늙은 이가, 이것을 보거든, 삼가하여, 스스로 포기하지 말고,
하루 속히, 공부를, 착수해야 할 것이요,
소년들은, 이것을 보거든, 늙어서도, 수련할 수 있다고 하여,
청춘을, 허송하지 말아야 한다.


이 세상에, 3백여년을 머물면서, 인연있는 이는, 다 제도하고,
끝으로, 尹喜에게 이르기를,

"우리 스승이신, 古皇 부처님께서, 서천에 계신다"

라고 하고, 허공으로 날아갔다.


여기에서는, 노자를, 불타의 제자인, 가섭의 화현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개운조사는, 불교와 도교가,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道佛同源의 입장에, 서 있었음이 확인된다.


불교가, 魏晉시대, 중국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불교와 도교가, 서로 접촉하면서, 형성된 것이, 道佛同源論이다.


道, 佛 同源論은, 기본적으로, 불타와 노자가, 둘이 아니라는,
同源의 입장을, 깔고 있지만, 어느쪽에다, 주체를 두느냐에 따라,
입장의 차이가 발견된다.


즉, 불타에다, 주체를 두는, 불교적 입장과,
노자에다, 주체를 두는, 도교적 입장으로 나뉘어진다.


노자에다, 주체를 두는 입장은, ??老子化胡經??에 등장하는,
老子化胡說이 대표적이다.


노자가, 인도로 건너가, 불타로, 화현하였다는 것이다.


혹은, 노자가, 尹喜를, 부처로 만들어,
?四十二章經?을, 설하게 했다는 주장이다.


또는, 노자가, 다시, 석가모니가, 생기게 하기 위해,
周의 壯王, 9년에, 梵天에서, 노자의 제자인, 煩陀王에게 명하여,
달의 精을 타고, 陰기운을, 천축의 마야부인의 자궁에 심어,
10년, 4월 8일, 오른쪽 옆구리를 통해, 탄생하게 했다.


그 후, 설산에 들어가, 수행하길 6년,
이윽고, 성도하자, 사람들은, 그를, 末牟尼라고 불렀는데,
匡王 4년, 解化太上을 위해, 賈變天에 올라가라는 명을 받았으며,
善慧仙人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불교에다, 주체를 두는 입장은, ??淸淨法行經??에 나오는,
三聖化現說이 대표적이다.


삼성화현설에 의하면, 불타가, 儒童보살, 光淨보살, 摩訶迦葉 등,
세명의 제자를, 중국으로 보내, 각각, 공자, 안회, 노자 등의,
세 성인으로 화현시켰다는 설이다.
(佛遣三弟子.振旦敎化.儒童菩薩.彼稱孔丘.光淨菩薩.彼稱顔淵.摩訶迦葉.彼稱老子).

이 화현설도, 역시, ??노자화호경??과 비슷한 연대인,
東晉 무렵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을 살펴 볼 때, ??개운해??에서 취한,
도불동원의 입장은, 불교에다, 주체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여기에서는, 어느쪽에다, 주체를 두었는가의 문제보다는,
道敎와 佛敎를, 상호 배타적으로 보지 않고,
동일한 근원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同源論의 관점에, 촛점을 맞추고,
의미부여를 해야 할 것이다.

2) 大力白牛와 大藥


??능엄경?? 권7에 등장하는, 大力白牛를, 개운조사는,
본격적인, 內丹수련에 진입하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내단수련의 요체는, 雪山에서 사는, 大力白牛의 똥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만약, 말세의 사람이, 도량을 세우고자 할진댄,
먼저, 눈 덮인 산에서, 큰 힘을 가진, 흰소를 구해야 할지니,
이 소는, 눈덮인 산의 맑은 물만 마시고,
그 산에서 나는, 살찌고, 기름지고, 향내나는 풀만 먹어서,
그 똥이, 매우 부드럽고, 미세하니, 그 똥을 가져다가, 전단향과 골고루 섞어서,
그 지면에 바를지니라.


힘센 흰소(大力白牛)는 무엇인가?


흰소와 똥은, 하나의 비유적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내단사상에서는, 될 수 있으면, 직접적인 표현을 피하고,
간접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그 이유는, 적당한 인물이, 아닌 사람에게,
전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다(非器不傳).


개운조사는, 이 대목을, 다음과 같은, 내단적 의미로, 풀이하고 있다.


"큰 힘을 가진 소란, 四聖과 六凡의 근원이니,
모든 경전에서, 나타난 것으로, ?대약왕수?, ?아가타?, ?금강반야?,
?마니주?, ?묘연화?, ?묘약?, ?보리종자?도, 다 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를 가리켜, 대력백우라 하니, 불법의 근본이로다..."


개운조사는, 대력백우를, 大藥王樹,
즉, 내단학에서 말하는, ?大藥?으로 풀이한다.


내단학에서는, 일반적으로, 先天一氣를, 회복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대약이, 생성되는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먼저, 任,督 양맥이, 뚫려야 하고, 小周天이 이루어져, 소약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대약이 형성되는데,
개운조사는, 대약 생성 이전까지의 단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곧바로, 대약에 들어가고 있다.


이는, 개운조사가, 대약생성의 단계부터,
본격적인, 내단수련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그랬지 않나 싶다.


이처럼, 대약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주천의 화후에 의해, 하단전에서, 연단된 불씨,
즉, 眞陽火를, 소약이라 하며, 이것을, 또한, 외단이 완성되었다고 하고,
단전에, 완전한 뿌리를, 내렸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소약을, 後天之丹이라 하며,
이 소약에 의해, 수련자는, 小定을 이루는, 心處를 마련한 셈이다.


이에 반해, 대주천의 화후에 의하여, 완성된 대약,
즉, 여의보주는, 先天之丹이라 말하며,
이는, 곧, 중정을 얻는 것이며, 또한, 漏盡通을 이루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대약을 분기점으로, 성인과 범부가 갈라진다.


대약을 채취하여, 선천기가, 내 몸에 있게 되면,
성인의 경지를, 이미, 증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대약이 만들어지는, 순간은 어떠한가?


개운조사는, 대약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이 소의 본체는, 바다 밑의 순수한 금이요,
그 작용은, 불 속에 진정한 물이니, 마음을 항복받고,
기미(때)를 기다리는, 공의 요점이 보는 것을, 거두어 들이고,
듣는 것을 되돌려서, 고요히, 동요함이 없이, 태허에, 마음을 집중시켜,
털끝만한, 작은 생각도 없게 되면, 짧은 시간에,
性이, 命宮에 들어가서, 命과 性이 합해지면,
참다운 호흡이, 저절로 안정되어, 소 똥이, 왕성하게 생길 것이다."


개운조사는, 대약이, 생성되는 순간을,

"性이, 命宮에 들어가서, 命과 性이 합해질때,"(性入命宮 命與性合)
로 표현하고 있다.


내단학에서, 性이 상징하는 바는,

心 - 鉛 - 心臟 - 龍 - 離卦 이고,

命은,

身 - 汞 - 腎臟 - 虎 - 坎卦이다.


그러므로 성이 명에 들어간다는 것은 양자가 합일함을 의미한다.


흔히 坎離交構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때 감리교구는 2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첫째는, 넓은 의미로서, 先天性命의 합일을 가리키는 경우이고,
둘째는, 좁은 의미로서, 선천의 원명에서 분화된,
腎水之氣와 心火之氣의 만남을 의미할때이다.


여기에서, 개운조사가 의미하는 바는,
소약이 아니라, 대약의 생성을 가리키기 때문에,
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즉 離卦 가운데의 음효가 坎卦 가운데의 양효와 만나는 경우이다.


대약이 생성되어, 무르익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어느정도 되는가?


개운조사에 의하면, 사람의 근기마다, 각각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상근기일 경우, 만약, 참 스승을 만나서, 법을 듣고, 수행하면,
불과 7일 동안, 고요히 공부하면, 증득할 것이니,
삼마지의 구멍이(三摩地竅) 온화하게 되면서,
미간에 빛이, 투명해지거든,
혹자는, 갑자기, 이런 광경을 보고, 기이하게 여기고,
의심을 내면, 마음이 움직여서, 기운이 흩어지리니,
도를 이루고져 하나, 증득할 수 있겠는가?


이 때를 당하여서, 삼가 놀라지 말고, 조용하고, 고요하게 관찰하면서,
그 자연, 그대로를, 따를 뿐이니라.


소여! 소여!

빈부에 구애없이, 집집마다 있고, 어질고, 어리석음을 막론하고,
누구나, 다 생기는 것이다.


개운조사는, 상근기일 경우, 7일만에 증득한다고 밝힌다.


상근기란, 童貞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童貞의 상태에서는, 小藥생성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약생성의 단계로, 진입할 수 있으므로,
속성으로 공부가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내단수련에 있어서, 童貞여부가 관건이 된다고 할때,
남녀간의 성적인 교접이, 매우, 금기시 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능엄경?? 전반을 통해서, 계율을 매우 중시하는데,
그 중에서도, 不淫戒를, 가장 우선으로 한다.


대승불교 일반에서는, 殺-盜-淫의 순서이지만,
??능엄경??에서는, 淫-殺-盜의 순서로써, 淫慾을 가장 경계한다.


개운조사도 이를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미, 동정을 잃은 사람은, 어떤 방법이 있는가?


??능엄경?? 원문에 의하면,
"중하근기(中下待機)가 수행하는 법을,
다섯자 아래에서, 황토를 취해다가, 열가지 향과 골고루 섞어,
이를 가루로 만들어, 황토와 배합하여, 도량의 지면에다 발라야 한다"

고 설명한다.


개운조사의 해석에 의하면,

"다섯자 아래에서 황토를 황토를 취한다" 는 것은,
五陰속에, 반야의 오묘한 기틀을 비유한 것이며,
?열가지 향?은, 열가지 무거운 큰 계율에 해당한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동정을 잃은, 중하근기는,
계율을 지켜,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점진적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경장(瓊漿)과 옥액(玉液)을,
자주 삼키라고 되어 있다.


즉, 경장은, 後天氣요, 옥액은, 입속의 침을 가리키니,
결국은, 소주천을 행할때, 가능하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개운조사의 해석에서, 또한가지 주목할 사항은,
바로, 三摩地에 대한 해석이다.


불교의 일반적인 해석은, 三摩地를, 三昧와 같은 뜻으로 해석한다.


즉, 禪定, 혹은, 산란한 마음이 없는, 고요한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와같은 설명은, 사실, 추상적인 것이므로,
어떻게, 삼매에 들어갈 수 있는지,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는 힘들다.


개운조사는, 삼마지를, 구멍(竅)이라고 밝힌다.


만약, 이 구멍을, 알지 못하면, 공부를 시작할때,
어느 지점에서 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를, 알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竅는, 무엇인가?


내단학에서, 竅는, 인체의 기혈이, 집중되는 부위를 의미한다.


竅는, 인체내에, 여러군데 산재해 있지만,
수련상에서, 문제시 되는, 竅는, 대체적으로 玄牝과 黃庭이다.


현빈은, 소주천이 되었을때, 잡히는 竅로서, 대략 배꼽의 左下에 위치하고,
황정은, 대주천이 되었을때, 잡히는 竅로서, 오목가슴(명치) 부근에,
위치한다고 한다.


개운조사가 여기서 말하는, ?三摩地竅?는,
대약생성 이후이므로, 현빈 보다는, 황정 자리로 추측된다.


아울러, 개운조사는, 三摩地(竅)를, ??道德經??의 내용과 회통 시킨다.


??道德經??에서 말한, "이름할 수 없는 것은 천지의 시작이라"고 한 것이
곧 그것이고....?

이름할 수 있는 것은 만물의 모태라?고 한 것이 곧 그것이며....?

현묘한 가운데 더욱 현묘한 것은 모든 변화의 오묘한 문이라?
고 한 것이 곧 그것이고....

?항상 주의해서 그 구멍(竅)을 관찰해야 한다?고 한것은
처음 발심한 사람으로, 삼마지를 관찰하여, 공을 이루게 하는 일이니.....


?그것?이란, 모두, 삼마지를 가리킨다.


개운조사는, ??도경??에 나오는,
?천지의 시작?을, ??능엄경??의 依體圓非와, ?만물의 모태?를,
??능엄경??의 依用圓卽으로, ?변화의 오묘한 문?을
??능엄경??의 雙會圓泯에 각각 배대시킨다.


?오묘한 구멍?은 모두 삼마지를 지칭한다고 규정한다.


개운조사는 ??도경??의 이러한 내용들이
모두 삼마지와 관련 된다고 보았다.


불교의 삼매를 도교적 의미와 상통한다고 간주한 것이다.

*** Ⅲ. 結 論 ***


??楞嚴經??은 불교경전에 속하지만,
宋代 이후로, 新儒學者들 뿐만이 아니라, 道敎수련가들 사이에서도,
널리 읽혀졌던 책이다.


그리하여, 도교 內丹書에도, 자주 인용되었는데,
특히, 淸代의 仙人으로서, 性命雙修, 道佛同源을 주장하였던,
柳華陽의 저술에서, 집중적으로, 인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그만큼 ??능엄경??이 내단수련과 관련되는 내용을
풍부하게 담고 있었기 때문이며, 아울러 ??능엄경??이
도.불 회통적인 성격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한국에서는 朝鮮後期의 승려인 開雲祖師(1790- ?)가
??능엄경??을 내단적 의미와 관련시켜 주석한 ??開雲解??를 저술하였다.


??개운해??에 나타난 도교사상은 性命雙修論으로 압축된다.


성명쌍수론은 송대 이후에 형성된 도교사상으로서
정신적인 性과 육체적인 命을 함께 닦자는 주장이다.


그동안까지 선불교는 성 공부에 치우친 나머지
명 공부를 외면하는 경향이 있었고,
반대로 도교는 명 공부에 치우쳐 성 공부를 소홀히 한 경향이 있었다.


그리하여 불교는 인식세계의 폭은 넓지만
구체적인 도력을 갖추지 못하였고,
도교는 神通은 발휘하지만 에고(ego)의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성명쌍수론은 이 양자를 겸비하자는 것이다.


이를 좀더 해석하면 道.佛이 표현만 다르지,
그 본질적인 지향점은 같다는 결론에 이른다.


개운조사의 해석가운데 가섭이 중국에 환생하여
노자가 되었다는 대목은 이를 잘 표현하고 있다.


??개운해?? 전반부에 나타난 주석 방향은
인식세계의 폭을 확장하는데 할애하고 있으며,
후반부는 주로 실질적인 수련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즉 전반부는 불교적인 性에
후반부는, 도교적인 命에 배당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頓悟漸修?의 틀로 설명하면
頓悟는 性에, 漸修는 命에 각각 배대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돈오점수의 기본 발상이
??능엄경??에서 처음 유래한 것이라면,
??개운해??는 돈오점수의 원래 의미를
가장 잘 나타낸 저술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기존 ??능엄경??의 해석은 전반부의 돈오에 치중하여
상대적으로 후반부인 점수 부분(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감이 있는데,
??개운해??에서는 이를 정확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해서
??능엄경?? 전반부의 頓悟라 하면 중관사상의 부정을 통하여,
유식사상으로 하여금 긍정의 토대를 마련한 다음,
여래장사상으로 긍정의 폭을 확대시키는 순서가 그것이다.


여기까지 오면 禪家에서 흔히 말하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또는 ?處處佛像?이라는 인식상태로 정리된다.


성 공부가 어느정도 마무리 됐다(頓悟)고 볼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漸修(命 工夫)가 시작되는데
개운조사는 이를 내단사상으로 밝힌 것이다.


?大力白牛?章에서 大藥生成과 坎離交構,
삼마지규에 대한 언급이 이에 해당한다.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개운조사가 대약채취 이전단계는
설명을 생략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 이유는 계율을 잘 지킴으로써
그 이전단계의 공부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 듯하다.


불교의 수행체계인 戒-定-慧 三學에 의하면
계율을 잘 지키면 자연히 定에 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구태여 小周天과 같은 세세한 설명을 피한 것이다.


그리고 이 때의 定은 大周天의 단계로 보여진다.


즉 본격적인 내단수련을 대약의 단계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설정한듯 하다.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개운해??에서 ?性命雙修?,?道.佛의 會通?,?頓.漸의 融和?라는
3가지 주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얻을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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