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에 있는 집에서 당나귀 새끼가 나오더니
서쪽에 있는 집에서는 말이 새끼를 낳도다,.
송광사 松廣寺 불사점안 佛事點眼 (호랑이를 제도하다.)
스님의 명성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울려퍼지고 순천 조계산 송광사에서 불사점안 佛事點眼을 위해 스님을 청하였다.
불사점안 佛事點眼이란 불상이나 탱화를 모실적에 그 불상의 눈동자 안정 眼睛에 점 點을 찍는 의식에서
증명법사 證明法師로 초청을 받은 자리였다.
이 절에서 증사단 證師壇을 엄숙하고 호화스럽게 장엄을 하고 경허스님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찍부터 의식을 앞두고 대사찰인 송광사와 그 말사 末寺,
암자에서 수 많은 승려들이 운집하여 법당을 가득 채웠다.
이윽고 경허스님이 나타났다.
그러나 스님은 이미 얼큰히 술에 취해 있었다.
법당안에 들어 선 스님은 성큼성큼 단상으로 올라 갔다.
우선 공양주를 불렀다.
그리고 메고 온 바랑에서 난데없이 술병과 돼지 다리를 끄집어 냈다.
공양주 이거 얼른 삶고 데어와 !,.
법당안은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도대체 술과 돼지라니
증사단에는 가당치 않는 물건들이었다.
특히 협기 俠氣에 가득한 젊은 스님들은 경허스님의 뜻밖의 행동에 증사고 뭐고 간에
미친 주정뱅이를 쫓아내야 한다는 공론이 크게 일었다.
그러나 노장스님들의 만류로 좀 더 지켜보자고 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날 점안식 點眼式을 거행하는 날이었다.
스님은 주장자를 들고 법당 밖 냇가 넓다란 바위 위로 올라갔으며,
바위에 올라 앉은 스님은 좌선 자세로 지긋이 눈을 감고 있었다.
그 때 난데없이 바위 주변으로 커다란 호랑이들이 모여 들었으니
여러마리의 호랭이중에 특히 큰 놈 두 마리가 어슬렁 어슬렁 스님이 앉아 있는 바위로 다가갔다.
바위에 올라간 호랑이들이 스님 앞에 꿇어 앉아 절이라도 하는 듯 엎드렸고
바위아래 다른 호랑이들도 스님께 조아렸다.
스님은 꼼짝 않고 묵연히 삼매에 들었으며
호랑이들은 그 앞에서 설법이라도 듣는 모양으로 엎드려 있었고
멀리서 대중들은 사태의 변화를 지켜보며 숨을 죽이고 있었다.
한참만에 경허스님은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 보더니
이제 다 물러가서 해탈문에 들어 가도록 하여라 !,.
경허스님의 우렁찬 사자후가 떨어졌다.
이윽고 호랑이들이 모두 일어나 조계산 曹溪山 깊은 산 속으로 사라졌다.
경허스님은 그 후에야 증사단에 올라 무상 無上의 묘법 妙法을 설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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