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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전

한무제와 위숙경 선인 漢武帝와 衛叔卿 仙人

by 성천하지미미자 2023. 3. 1.

위숙경(衛叔卿)

 

신선 위숙경, 구름마차를 타고 한무제 앞에 나타나다

위숙경(衛叔卿)은 한나라 때 중산군(中山郡)사람이다. 오색운모(五色雲母)를 상복하고 수련에 힘써 신선이 되었다. 한무제 원봉(元封) 2년 (기원전 109년) 8월 어느 날이었다.

한무제는 궁전에서 모처럼 일이 없어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갑자기 눈앞에 흰 사슴이 끄는 구름마차(雲車) 하나가 하늘에서 내려와 궁전 앞에 멈추었다. 그 수레 안에서 30세 가량의 남자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몸에는 새 깃털로 짠 외투를 걸치고 머리 위에는 별 문양이 새겨진 화려한 관을 쓰고 있는데, 얼굴색은 희고도 부드러워 아이와 같다.

한무제의 교만으로 신선 위숙경 사라지다

한무제는 이러한 광경에 깜짝 놀라면서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물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그 사람은 “나는 중산사람 위숙경(衛叔卿)이다.”라고 대답했다.

한무제는 이 말에 긴장을 풀면서 말을 이었다. “당신이 만약 중산군 사람이라면 당신은 나의 신민(臣民)이 아닌가? 그러면 이제 앞으로 나와 함께 담소나 나누자.”하였다.

위숙경은 원래 한무제가 선도(仙道)를 몹시 좋아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한무제를 만나면 반드시 예절을 갖추어 환대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혀 딴판으로 한 무제가 오만하게도 신선 위숙경을 자신의 백성으로 여기는 말을 듣자 크게 실망하였다. 위숙경은 한 마디 대꾸도 없이 돌연 종적도, 그림자도 없이 사라졌다.

한무제, 사자를 보내 신선 위숙경을 찾다

한무제는 하늘에서 내려온 손님이 돌연 사라지는 것을 보고, 눈 앞에서 신선을 놓치게 되자 몹시도 마음이 언짢고 후회스러웠다. 그래서 한무제는 양백(梁伯)이라는 신하를 사자로 삼아 중산군으로 가서 위숙경을 찾아보도록 하였다.

명령을 받은 양백이 중산군으로 가서 줄곧 위숙경을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위숙경의 아들인 위도세(衛度世)를 만났다. 위도세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함께 장안으로 가 황제를 뵙자고 하였다. 양백은 황궁으로 돌아와 그간의 경과를 한무제에게 물었다.

위도세는 “저의 부친은 어려서부터 선인을 두루 찾고 도를 물으러 다녔습니다. 후에 수련하고 단약(丹藥)을 복용하였습니다. 세상일에 관여하지 않으셨으며 집을 떠난 지 이미 40여 년이 넘었습니다. 집을 떠날 때 화산(華山)으로 갈 것이라고 하였습니다.”하였다.

화산을 찾았으나 매번 산불로

이 말에 한무제는 양백에게 위도세를 데리고 화산으로 가 신선 위숙경을 찾도록 하였다. 양백과 위도세가 화산에 도착하여 여러 차례 산을 오르려고 하였으나 그때마다 공교롭게도 산을 집어삼킬 듯한 큰 산불이 나서 그냥 바라볼 뿐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위도세는 양백에게 “아마 나의 아버님이 나와 낯선 사람을 함께 만나지 않으려는 것 같소. 나 혼자 한 번 찾아뵙도록 해주시오.”하였다.

 

 

 

대기원]신선들 바둑으로 소일하다

위도세는 같이 온 한무제의 사자 양백(梁伯)을 기다리게 한 후, 아버지인 신선 위숙경을 찾으러 혼자 가기로 했다. 그래서 목욕재계하고 홀로 길을 나섰다. 순조롭게 화산에 올랐다. 산 정상까지 오르지도 않았는데 저 멀리, 깎아지른 절벽 위 바위에 풍모가 신선같이 생긴 몇 사람이 바둑을 두면서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바짝 다가가서 살펴보니 그의 아버지인 위숙경도 그들 사이에 앉아 계신다.

그들은 하얀 백옥으로 만든 상을 마주하여 앉아 있고 선동(仙童) 몇 명이 손에 깃발을 들고 그들 몸 뒤에 시립해 있다. 사방에서 자주색 구름이 자욱이 피어오르는 가운데 은은한 향기마저 풍겨왔다.

위도세는 멀리서 부친인 위숙경을 바라보며 땅에 무릎을 꿇고 절을 두 번 하였다.
위숙경은 아들 위도세에게 “너는 무슨 일이 있어 이곳에 왔느냐?”고 물었다.

한나라는 장차 큰 재앙으로 망할 것이다

위도세는 “황제께서는 그 날 궁전에서 아버님을 총망중에 잠깐 보고 이야기 한 번 나누지 못한 것을 몹시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양백과 저를 함께 파견하여 아버님께서 황제를 한 번 알현하시기를 청하였습니다.”한다.

위숙경은 “나는 그때 태상노군(太上老君)의 명령을 받들어 한무제에게 장차 발생할 큰 재앙의 날들을 경고하려고 했다. 재앙을 없애고 위기를 구할 방도를 미리 알려주어 한(漢)나라의 국운을 연장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황제는 우쭐거리면서 거만했다. 눈앞에 나타난 신선도 몰라보고 오히려 나를 황제 자신의 백성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사람과는 더 이야기할 가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즉시 그곳을 떠났다. 지금 나는 중황(中黃), 태을(太乙) 두 분 신선과 함께 인간세상 왕조의 흥망교체를 다시 배치하려고 한다. 다시는 황제를 만나지 않겠다.”고 하였다.

위도세는 “지금 아버님과 함께 앉아 계시는 그들은 누구입니까?” 물었다. 위숙경은 “이곳에 계시는 분들은 모두 유명한 신선들이시다. 홍애(洪崖)선생, 허유(許由), 소부(巢父), 화저공(火低公), 비황자(飛黃子), 왕자진(王子晉), 설용(薛容) 등이시다.”고 하였다.

너도 집에 돌아가 수련에 전념하라

위숙경은 이어서 “얼마 있지 않아 인간 세상에는 큰 혼란이 올 것이며 백성들은 의지할 곳을 잃고 떠돌아다니게 되고 그 고통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후 약 백년 사이에 토(土)기운이 왕성한 묘금도유가(卯+金+刀 : 劉家) 왕조는 반드시 멸망할 것이다.

너는 빨리 집으로 돌아가거라. 전에 내가 거주하던 집의 서북방향 모서리에 있는 큰 기둥 밑에 옥함 하나를 묻어 두었다. 옥함 안에는 ‘신소서(神素書)’ 한 권이 있는데 그 책에는 신선이 되는 묘방이 있다. 너는 그 처방에 따라 만든 단약(丹藥)을 항상 먹도록 하라. 일년이 지나면 너도 능히 구름 위를 날고 안개를 거느리고 하늘 높이 솟아 비행할 수 있다. 그때는 이미 대도(大道)를 이루었으니 너는 다시 이곳으로 오너라. 절대로 한(漢) 나라의 벼슬아치가 되지 말라. 그리고 이러한 말들을 황제에게 고하지도 말거라.” 하였다.

위도세는 아버지 위숙경에게 작별의 절을 하고 산을 내려왔다.

집으로 돌아온 위도세는 한무제를 만나지 않고 두문불출했다. 기둥 밑을 파서 옥함을 꺼내어 옥함 속에 있는 비방에 따라 단약을 만들어 복용했다. 일년 후, 신선이 되어 승천했다. 위도세는 신선이 되어 떠나기 전에 그의 아들에게 신선묘방(仙方)을 남겼는데, 그 아들이 비밀을 잘 지키지 않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고 한다.
 

 

 

무극진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