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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전

尸解仙(시해선) 절도사 이각(李珏)

by 성천하지미미자 2023. 3. 8.

꿈속에서 신선명부에 올라 있는 것을 보다

唐(당)나라 때 淮南節度使(회남절도사)였던 李珏(이각)은 벼슬살이를 하면서 늘 일심으로 道術(도술)을 추구했다. 官衙(관아)에 있을 때에도 항상 채식을 하면서 수도에 정진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밤에 奇怪(기괴)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는 자신이 온갖 꽃이 만발하고 앵무새가 노래하며 제비가 춤을 추고 신선이 산다고 하는 洞天福地(동천복지)인 仙境(선경)에서 노닐고 있었다. 그곳의 공중은 상서로운 다섯 가지 색깔 구름과 안개가 가득한 가운데 우뚝 솟은 精巧(정교)한 정자와 누각이 길게 이어져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이곳, 저곳을 둘러보자, 밝고 깨끗하며 투명하게 반짝이는 큰 石壁(석벽)이 花園(화원) 속에 높이 솟아 있고 그 석벽 위에는 황금으로 입혀진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글자에는 사람의 성명이 적혀 있었다. 이들 이름 가운데 뜻밖에도 자신의 이름인 李珏이각 두 글자가 보인다. 이각은 갑자기 놀랍고도 이상하게 느꼈다. 원래 내가 선인이란 말인가! 내가 벼슬길에 뜻을 이루어 出將入相(출장입상)하여 성공을 한단 말인가!

이각은 반복해서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기쁠 뿐이었다. 그때 갑자기 석벽 뒤에서 동자 두 명이 나타난다. 이각은 깜짝 놀라면서 뒤로 물러서서 다시 마음을 안정시키면서 "이곳은 어떤 곳입니까?"하고 묻는다.

그 동자는 "이곳은 華陽洞天(화양동천)입니다"한다. 그리고 "이각" 두 자를 가리키면서 "이 이름은 당신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한다. 이각은 일순 멍한 상태에서 정신이 들자 곧 "그곳에 새겨진 "이각"은 도대체 누구입니까?"라고 묻는다.

이름을 바꾼 이관이야말로 진짜 신선

그 동자는 "그 사람은 당신이 절도사로 있는 강양 땅의 일개 평민입니다"한다. 그때 이각은 꿈을 꾸다가 퍼뜩 깨어났는데 꿈속에서의 그 광경이 너무나도 생생하고 그 꿈을 되새기면 되새길수록 더욱 이상할 뿐이었다. 그는 꿈속에서의 일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 두었다.

다음날 이각은 기회를 틈타 도사들과 강양 지방의 관리들에게 "이각"이라는 자신과 이름은 같으나 다른 사람인 同名異人(동명이인)이 살고 있는지를 확인하라고 했으나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자 최후의 수단으로 관리들을 시켜 한 집, 한 집 호구조사를 시켰다. 그러던 중 시골 저자에서 옛날 이름이 "이각"이라는 사람을 찾았다. 그 사람은 단지 그 지방 최고 수장과 이름과 성이 같은 것을 피하기 위해 이름을 바꾸어 "李寬"(이관)으로 고쳤으므로 한동안 그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절도사 이각은 이름을 바꾸고 이미 나이가 80살이 넘은 "이관"을 수레에 태워 자신이 수도하고 있는 조용한 방으로 모셔왔다. 이각은 목욕재계하고 절을 하며 인사를 나눈 후 "이관"을 道兄(도형)으로 불렀다. 가족들에게도 이관을 공손히 대접하라고 하였고 자신은 매일 첫 새벽과 늦은 밤에 찾아가 문안을 올렸다.

이관은 성품이 평안하고 담백하였으며 정신이 맑고도 기상이 드높았다. 이관의 아래턱에는 긴 수염이 아름답게 흩날렸는데 바로 道骨仙風(도골선풍)의 풍모였다.

정직하게 쌀가게를 운영하다

이각은 80여세의 道骨仙風(도골선풍) 李寬(이관)과 한 집에서 생활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점차 그의 한 평생을 이해하게 되었다. 노인 이관은 본명이 "李珏"(이각)이었고, 윗대로부터 식량을 팔고 사는 가게를 운영하는 집안 출신이었다.

어려서부터 성품이 충직하고 두터웠다. 이관이 15세가 되었을 때 부친이 일이 생겨 장기간 출타하면서 쌀가게를 그에게 맡겼다. 이관이 가게를 맡고 부터는 쌀을 사러오는 사람들에게 되(升)나 말(斗) 등 용기를 주어 쌀 사러오는 사람들이 필요한 분량만큼 쌀을 가져가게 하였다. 그 당시의 쌀 가격에 상관없이 한 말에 단지 "두 문"(兩文)의 이득을 얻도록 하였다. 이 이득으로 가정을 꾸려갔다.

이렇게 몇 달이 지나자 이관의 집은 衣食(의식)이 뜻밖에 풍족하게 되었다. 그의 부친이 돌아와 이 사실에 놀라면서 이관에게 그간 어떻게 장사를 하였는지를 물었다. 그의 부친은 쌀 한 말에 단지 "두 문"의 이익을 얻는 經營法(경영법)을 듣고는 감개무량한 듯이 "우리들, 양식을 팔고 사는 사람들은 모두 큰 말로 사고 작은 말로 팔아서 큰 이익을 도모하곤 한다. 비록 관청에서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용기의 크기를 검사하였으나 결국은 이러한 弊端(폐단)을 根絶(근절)시키지 못했다. 사실 나는 그 동안 팔고 살 때 같은 용기를 사용하여 이미 매우 공평하다는 평을 들었다. 그런데 너는 지금 進一步(진일보)하여 양식을 사고 파는 사람 모두가 자신이 양식을 측정하게 하였으니 그것은 나보다 훨씬 앞서는 것이다. 네가 이렇게 한다면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나빠져야 하는데 반대로 훨씬 더 豊饒(풍요)롭게 되었다. 생각해 보건데 이것은 신선이 우리들을 돕고 있다고 여겨진다!"고 하였다.


신명이 감동하였는지 신선을 만나 도를 얻다

그의 부친은 "신선이 돕고 있다"고 우연히 말하였으나 그것이 빌미가 되었는지 그 후, 정말 신선이 나타났다. 이때 이관의 나이가 60세였는데 과연 도사 한 분이 찾아와 이관에게 신선수련법인 閉息服氣(폐식복기)의 胎息法(태식법)을 전수해주었다. 이관은 수련에 힘써 인간세상의 불에 익힌 음식을 더 이상 먹지 않게 되었다.

이각은 이관의 기이한 내력을 이해하게 되었고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이각은 이관을 만난 지 한 참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자기가 꿈속에서 보고 들었던 것을 이관에게 이야기하고 나서 " 道兄(도형)께서는 어떤 도술을 지니고 계시며, 어떤 종류의 丹藥(단약)을 복용하였으며, 어떻게 신선명부인 名列仙籍(명열선적)에 오르게 되었습니까? 저는 오랜 시간동안 관아에서 수도하였으나 進前(진전)이 없는데 도형께서 저를 위해 잘못된 부분을 고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이 말을 다 듣고 난 후 이관은 자신은 어리석은 백성으로 修道煉丹(수도연단)의 일을 모른다고 사양하였다. 이각은 재삼 가르침을 구하다가 갑자기 이관이 양식을 팔았던 일을 되새기고는 탄식하면서 "보아하니 도형께서는 반드시 식량을 팔 때 陰德(음덕)을 쌓았기 때문에 신명의 保祐(보우)를 받았습니다. 이것으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한 일은 모두 報應(보응)이 있습니다. 선을 행하고 덕을 쌓으면 설사 貧賤(빈천)한 사람이라도 능히 보응을 받아 신선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나서 다시 이관에게 가르침을 청하자, 이때서야 이관은 태식호흡법과 火食(화식)을 먹지 않는 선가비법을 전수해주었다. 오래지 않아 이각 또한 胎息呼吸法(태식호흡법)을 수련하여 더 이상 인간세상의 불에 익힌 음식을 먹지 않게 되었다. 이관은 인간 세상에 100여세까지 머물다가 尸解仙(시해선)을 하여 승천하였고, 나중에 이각 또한 종적이 묘연하였다고 한다.

출처 : 기공과 기치유
글쓴이 : 조화도술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