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허법어 경허선사322

관헌 官憲에게 잡혀서 경허선사 鏡虛禪師 헝클어진 형상으로 거리를 휩쓸고 지팡이는 살아 있는 용이 되어 허공을 부수니 이러한 가운데 특별히 무슨 좋은 생각이 나는가? 관헌에게 잡혀서 우리나라가 일제 침략정책에 의하여 을사5조약으로 한일합방을 하여 일본 경찰이 우리나라의 치안 담당을 해 가는 때였다. 비로관을 크게 만들어 머리에 쓰고 검은 장삼을 걸친 한 스님이 맨발인 채 한 손에 담뱃대를 들고 다른 손에는 시뻘건 고기를 주장자에 매달아 어깨에 메고 거리를 누볐다. 9척 장신의 괴승이 시가 한 복판을 지나가는데 그가 곧 경허화상이었다. 그 때 마침 순찰하던 헌병보조 두 사람이 정체불명의 행색을 한 이 스님의 괴이한 행동에 큰 산적의 괴수쯤으로 의심을 하고 스님을 다짜고짜 체포하여 결박해서 경찰서로 끌고 가려고 하였다. 스님이,. 이놈들아 그러면 .. 2023. 2. 22.
지리산 기슭에서의 자비행 경허선사 鏡虛禪師 살불살조 결단의 용맹함이 도리어 활불활조로 불조를 살려 무궁하게 변화됨이여 ! 지리산 기슭에서의 자비행 지리산 깊은 두메산골에 마천이라는 마을이 있다. 이 심산유곡을 거쳐서 실상사. 백장암. 벽송사 상무주등지로 갈 수 있어 무성한 숲 속 오솔길로 높고 험한 재를 넘는 길손이 이따금 눈에 띌 뿐이었다. 어느 해 초여름 무렵이었다. 모진 흉년 끝에 그 마을 주민들이 보리고개를 넘다 못해 거의 모두 굶주려 아사할 직전에 이르렀다. 예로부터 가난구제는 나라도 못한다 하였는데 한말 그 어지럽고 어려운 시대에 누가 있어 두메산골의 가파른 민생고를 해결할 수 있었으랴. 경허스님이 우연히 그 곳을 지나가게 되었다. 곧 지리산 마천땅 마을의 참상을 보고 가던 길을 멈추게 되었다. 한동안 생각에 젖어 있던 경허스님은 가던.. 2023. 2. 21.
노숙여인 광녀 狂女와 ♣돌장승 여인 석녀 石女의 꿈이요 나무장승 목인 木人의 노래로다 아름답고 추한 것이 다 맑고 맑은 청정법신이요 찬탄과 비난은 본래 없는 두꺼비의 꼬리로다. 노숙여인 광녀 狂女와 경상도 해인사 조실로 계시던 어느 날 경허스님은 해질 녁에 어떤 길거리의 여인을 데려와 조실 방에서 같이 식사를 하고 같이 주무시면서 지냈다. 이 여인은 자기가 좋아서 스님이 예뻐 하시는 줄 알고 가지도 않고 조실 방에서 스님과 같이 숙식을 하였다. 제자 만공스님은 이러한 기괴한 사실을 대중들에게 알리지 않으려고 혼자서 문 밖에서 꼭 지키고 있었다. 누가 스님을 친견하러 오면 스님께서 주무십니다,. 하고 돌려 보냈다. 만공스님께서 몇일 후 문을 열고 들어 가 보니 경허스님은 걸인 여인에게 당신의 팔을 팔베개를 하여주고 있을 뿐만 .. 2023. 2. 21.
묵 군자와 默 君子와 경허선사 鏡虛禪師 서로 부르고 화답함이여 천동치는 번개속에서 어찌 알아보랴 사자왕의 걸음이요 비룡의 움직임이로다 해인사에서 어느 날 경허스님은 경상도 지방에서 이름이 난 묵군자의 소문을 들은 경허스님이 그를 찾아 가 그가 앉아 있는 암자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묵 군자는 암자의 방에서 혼지 묵묵히 앉아 있었고 경허스님이 들어가 앉는 것을 번연히 보면서도 벽을 보듯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말 없이 앉아서 마주 보기만 하였다 묵 군자의 눈을 똑바로 쏘아 보며 말 없이 앉아 있던 경허스니이 말 문을 열었다 묵 군자, 묵 군자 ! 내 그대의 명성을 들은지 오래더니 과연 헛된 걸음은 아니로세,. 묵 군자도 곧 바로 대답하였다 아 ! 경허대사, 경허대사 ! 성망을 들은 지가 오래인데 바로 경허대사가 아니시오 ? 물.. 2023.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