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허설(太虛說)
太虛虛而不虛, 큰 허공은 텅 빈것 같으나 빈 것이 아니요
虛卽氣. 텅 비어 투명한 것이 바로 기(氣)이다.
虛無窮無外. 허공은 끝이 없어 밖이 없으며
氣亦無窮無外. 기(氣)또한 다함이 없고 끝이 없다.
旣曰虛,安得謂之氣 ? 이미 비었다고 말하면서 어찌 기(氣)를 말 할 수 있는가?
曰虛靜卽氣之體, 비고 고요한 것이 기(氣)의 체(體)이며
聚散其用也.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은 기의 작용이다.
知虛之不爲虛, 비어 있는 줄 알았으나 빈 것이 아니니
則不得謂之無. 그것이 없다고 말 할 수는 없는 것이다.
老氏曰., 노자가 말하기를
有生於無. 없는 무(無)에서 생긴다고 하였는데
不知虛卽氣也. 텅 빈 허공이 곧 기(氣)라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又曰.,虛能生氣,非也. 또 말하기를 텅빈 허공이 기(氣)를 생(生)한다고 하였는데 그것이 아니다.
若曰虛生氣, 만약에 허공이 기(氣)를 생(生)한다고 한다면
則方其未生, 기(氣)가 생기지 않았을 때에는
是無有氣而虛爲死也. 기(氣)가 없고 그렇다면 허공은 죽은 것이 되는 것이다.
旣無有,氣又何自而生 ? 이미 있는 것이 아니다면 기(氣)또한 생길 수 있겠는가 ?
氣無始也,無生也. 기(氣)는 시작도 없는 것이고 생기는 것도 아니다.
旣無始,何所終 ? 이미 시작이 없다면 어찌 끝이 있겠는가 ?
旣無生,何所滅 ? 이미 생기지 않는다면 어찌 사라지겠는가 ?
老氏言虛無, 노자는 비어 없는 허무(虛無)라 말 하였고
佛氏言寂滅, 석가는 사라져 고요한 적멸(寂滅)을 말 하였으니
是不識理氣之源,又烏得知道 ? 이는 리기의 근원을 알지 못한 것으로 어찌 도 를 안다고 하겠는가?
화담 서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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