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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법어 경허선사

힘이 들 때는 이런 방법도, 경허선사 鏡虛禪師

by 성천하지미미자 2023. 2. 26.

깨복쟁이 어린시절 물 들지 않는 개구쟁이,

이런 방법도  ?

줄행랑 치지 않는다면 몽둥이 찜질.

 

힘이 들 때는 이런 방법도

 

어느 날 만공스님이 큰스님을 모시고 길을 가는데 날은 어둡고

다리는 아파서 한 발짝도 움직이기가 괴로웠다.

경허화상께서

내 빨리 가는 방법을 써 볼 테니 자네 빨리 오게나.

그런 뒤 어느 촌락에 이르렀다.

동네 사람들이 일을 마치고 정자나무 아래 쉬고 있었으며,

돈네 한 복판을 지나가는데

한 처녀가 동네 우물에서 물 동이에 물은 길러 머리에 이고 오고 있었다.

경허스님이 느닷없이 쫓아가서 아가시  두 귀를 잡고 뽀뽀를 하는게 아닌가 ?

순간 그 처녀는 머리에 인 물동이를 떨어 뜨려 박살이 났고

얼굴이 빨개져서 어찌 할 줄을 몰랐다.

이런 광경을 본 동네 청년들이 몽둥이를 들고

저 중놈 잡아라 !

하고 외치고 쫓아 오고 있었다.

이처럼 사태가 악화되자

스님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동네를 가로 질러 뛰기 시작하는데,

그 동네 사람 누구도 따라 잡지 못하고 점차로 사이가 벌어졌다.

만공스님은 속으로 망신스럽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으나,

해괴한 짓을 저지르고 뛰기 시작한 스님을 따라 같이 뛰었다.

얼마를 뛰다 보니 쫓아 오던 동네 사람들도 안 보이고 그 동네도 보지 않았다.

스님은 어느 나무 밑에 턱 걸터 앉으며

내가 그렇게 하는 바람에 다리 아픈 줄도 모르고 빨리 왔지 내가 어지간하지 ? 하셨는데

마치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와 같이 자랑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