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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곡 정길 蘭谷 鄭佶의 蘭谷遺稿

시詩, 재관별우인(在館別友人) 太學館에 같이 있던 친구와 이별 난곡 정길 蘭谷 鄭佶

by 성천하지미미자 2023. 3. 2.

 
 
시(詩)
 
(1) 재관별우인(在館別友人) 太學館에 같이 있던 친구와 이별
 
천리동위북학어(千里同爲北學魚) 千里  먼  곳에서 함께 北學魚가 되어
반궁형설공삼여(泮宮螢雪共三餘) 성균관에서 삼년동안 함께 공부하였네
금조환작임조별(今朝還作臨橋別) 오늘 아침 다리 곁에서 이별하니
타일상사당기서(他日相思당寄書) 다음 날 생각나면 서신을 붙이리
 
 
(2) 일림사영백(日林寺詠柏) 일림사에서 잣나무를 읊으다.
 
일쌍노백사문전(一雙老柏寺門前) 절문 밖 한 쌍의 늙은 잣나무
직간삼삼능구천(直幹森森凌九天) 곧은 줄기 울창하게 하늘에 닿았네
상대탑연지식의(相對탑然知植意) 우두커니 상대 한 심은 뜻 알까
위타산납오진선(爲他山衲吾眞禪) 저 스님들이 참선하여 깨치게 하기 위함일세
 
 
(3) 유일림사(留日林寺) 일림사에 머무르며
 
라창허정서광명(蘿窻虛靜曙光明) 나창이 훤하여 새벽 빛이 밝아
소경성중몽사청(小磬聲中夢思淸) 목탁 소리에 꿈 꾼 생각 뚜렸하네
추호출간지상계(推戶出看知上界) 문을 밀고 나아가니  상계를  알겠고
백운장학일망평(白雲藏壑一望平) 흰구름 골짜기에 가득해 끝 없는 운해로다.
 
 
 
음회(吟懷) 생각을 읊다.
 
옥단요적소계한(玉壇寥寂小溪澗) 상제단의 작은 계곡 고요하고
녹수음농향잔원(綠樹陰濃響潺湲) 푸른 수풀 그늘에 잔잔하게 흐르는 물소리
독파선경시산보(讀罷仙經時散步) 신선의 경전 읽다가 산보할 적에
환단하일투현관(還丹何日透玄關) 어느때나 단을 돌이켜 현관을 뚫을고
양간쟁류쇄옥성(兩澗爭流灑玉聲) 두 줄기 시냇물 옥구슬 부딪치듯 다투어 흐르고
녹음심처석양명(綠陰深處夕陽明) 나무그늘 깊은 곳 석양은 밝은데
유거매희진기단(幽居每喜塵機斷) 깊고 고요한 곳에서 번잡한 마음 쉬어 매번 기쁘고
심계하시일양청(心界何時一樣淸) 마음은 어느때나 영원히 맑아지려나.
 
 
 
(1) 영규(詠葵) 해바라기를 읊으다.
 
수총가훼소계재(數叢佳卉小階栽) 해바라기 모종을 작은 계단에 심었는데
득우흔흔일야개(得雨欣欣一夜開) 기쁘게도 비가 내려 밤 사이 피었네
시각천공다의사(始覺天公多意思) 비로소 하늘의 많은  공의를 깨닫고
지지홍악향양회(枝枝紅萼向陽回) 가지마다 붉은 꽃받침 해를 향해 돌아가네.
 
 
(2) 우음(偶吟) 우연히 읊다.
 
동풍취단우초청(東風吹斷雨初晴) 동풍이 그치고 비도 개었는데
배달남산취기횡(排闥南山翠氣橫) 문을 밀치고 밖을 바라보니 남산에 푸른 빛이 걸쳐 있네
경물분명진취근(景物分明眞趣近) 맑은 풍취가 분명하여 가깝고
봉남간무조시정(峰嵐澗霧助詩情) 골짜기 안개와 봉우리 푸른 기운이 시흥을 돕는구나
 
 
(3) 유불성사(遊佛成寺) 불성사에 노닐면서
 
석경명공독자심(石徑鳴공獨自尋) 바위길 지팡이소리 내며 나홀로 찾아가니
창송낙낙동문심(蒼松落落洞門深) 푸른 소나무 늘어지고 동문이 깊네
빙동차문사하처(憑童借問師何處) 동자에게 스승계시는 곳 물으니
지점연운벽산잠(指點煙雲碧山岑) 구름 속 푸른 산봉우리 가리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