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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법어 경허선사

여법자한암 與法子漢巖 법자 한암에게 주다. 경허선사 鏡虛禪師

by 성천하지미미자 2023. 5. 12.

법자 한암에게 주다.

 

여성(성)호화광동진, 굴기니이, 우희호, 예기미자야.

余姓(性)好和光同塵, 掘其泥而, 又喜乎, 曳其尾者也.

내가 좋아 하는 것은 세상과 그 빛나는 것을 함께 하고 진흙을 파는 것 또한 기쁘고, 꼬리를 끌고 다니도다.

 

지자파파계계, 송과료사십사개광음, 우어해인정사, 봉착원개사, 성행질직, 학문고명, 여지동한제, 기상득세, 일석치행상송,

기연운조모, 산해원근자, 진부무각동근송지회, 황부생역노.

只自跛跛계계(이지러질계 手변), 送過了四十四介光陰, 偶於海印精舍, 逢着遠開士, 姓(性)行質直, 學問高明, 與之同寒際, 其相得世, 日夕治行相送,

其烟雲朝暮, 山海遠近者, 盡不無각動近送之懷, 況浮生易老.

스스로 절뚝거리며 가는 나그네, 44년의 세월을 보내고, 해인사 해인정사에서 자네 중원을 만나니 성품이 소박하고 곧고

학문도 높네 그려, 겨울철을 함께 지내고 세상으로 나가는 모양, 날은 저물었으나 서로 전송하니 아침 안개와 저녁 노을일세.  멀고 가까운 산과 바다 헤어지는 회포를 흔들지 않는 것이 없는데, 하물며 부생들의 늙어 감이랴.

 

승연난재칙, 기초창화별지심, 당복여하재.

勝緣難再則, 其怊悵話別之心, 當復如何哉.

아무리 좋은 인연이지만, 다시 보기 어려운데, 슬프고 섭섭한 마음, 다가오는 이별을 어이하리.

 

고인, 운, "상식만천하, 지심능기인."

古人, 云, "相識滿天下, 知心能幾人."

옛 사람이 이르기를, "천하에 서로 아는 사람 많지만, 서로 마음이 통하는 이 몇이나 되겠는가."

 

우, 미원개사, 오숙여위지, 소이, 구착모일절황사, 이위일후, 불망지자야.

又, 微遠開士, 吾孰與爲知, 所以, 搆着某一絶荒辭, 以爲日後, 不忘之資也.

또 중원 개사(보살)의 미묘한 마음을 나와 더블어 누가 알겠는가.

그러므로 여기 거친 글 솜씨로 뒷 날 잊어 버리지 않을 보배로 삼으려 한다.

 

권장궁발수천익  捲將窮髮垂天翼  장차 가야 할 길 먼 하늘에 펼친 날개

만향창유차기시  謾向搶楡且幾時  또한 느릅나무를 향해 활개 치기를 얼마나 하였던가.

분리상의비난사  分離尙矣非難事  서로 헤어 지는 것 어려울 것 없으나

소로부생묘후기  所盧浮生杳後期  이 부생들의 생각들이 뒷 날 기약하기 어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