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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법어 경허선사

경허화상 입산가 鏡虛和尙 入山歌 경허선사 鏡虛禪師

by 성천하지미미자 2023. 5. 10.

만사무비몽중이라   홀연히 각오하고 점주장 휴병발하여, 심입운림수처하니 백조는 유성하고

천석은 종쟁한데 천심노송과 백영등라에 축, 수간모옥하고 동지기우로 유시에 영연하취하고

유시에 분향정좌하니 경무진사 상침이라. 일심이 허령하여 만리소창하니 편시세간에 제일등인이라

작중산 선인주하여 만취료하고 건곤삼라를 일인 인지연후에 회두토면으로 유희 방초안두하니

일성적라라리로다.

萬事無非夢中이라 忽然히 覺悟하고 柱杖 携甁鉢하여, 深入雲林邃處하니 百鳥는 有聲하고

泉石은 淙琤한데 千尋老松과 百縈藤蘿에 築, 數間茅屋하고 同知己友로 有時에 咏烟霞趣하고

有時에 焚香靜坐하니 更無塵事 相侵이라. 一心이 虛靈하여 萬理昭彰하니 便是世間에 第一等人이라

酌中山 仙人酒하여 滿醉了하고 乾坤森羅를 一印 印之然後에 灰頭土面으로 遊戱 芳草岸頭하니

一聲笛囉囉哩로다.

 

세상 만사가 꿈 아닌 것이 없는 것을,

홀연히 깨쳐서 주장자를 잡아 짚고,

물 병과 바리때를 챙겨 들어

구름 덮인 깊은 숲 속으로 들어 가니,

백가지 새들이 지져귀고,

계곡 샘물 소리 옥 구슬이 울리는 듯 흐르네,

천 길로 늘어진 노송과,

백가지가 서로 얽힌 등나무 겨우살이,

띠 풀로 이,삼칸 집을 지어,

서로 알아 주는 벗과 함께,

때로는 구름과 노을로 풍월을 읊고,

때로는 일주향을 피워 놓고 고요히 앉으니,

일체 잡 생각 번뇌 망상 일어 나지 않아,

한 마음이 텅 비어 허령하고,

만가지 이치가 밝고 밝아,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 사람이라,

산 속에서 신선의 술로 서로 주고 받으니 만취하고,

천지 온갖 세상이 하나의 도장이라, 도장을 찍은 뒤에는,

머리에는 재가 묻어 헝클어지고 얼굴은 흙 범벅으로

풀 밭 언덕 위의 꽃 밭에서 한 바탕 놀고 나니

피리 소리 울려 퍼져 랄라리 랄라리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