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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담 문집

동지음(冬至吟) 동지를 읇다. 화담 서경덕

by 성천하지미미자 2023. 2. 21.

동지음(冬至吟) 동지를 읇다

                                                                  화담 서경덕

(一)

양취구지일성뢰(陽吹九地一聲雷) 한 번 우뢰소리에 온 세상에 따뜻한 바람 부니

 

기응황궁이동회(氣應黃宮已動灰) 동짓날 따뜻한 기운 대롱속의 재도 움직이고

 

천미정중유담박(泉味井中猶淡泊) 우물속의 샘물은 오히려 담박하며

 

목근토저시배태(木根土底始胚胎) 흙 속의 나무뿌리 비로소 봄을 기다리네

 

인능지복도비원(人能知復道非遠) 사람이 능히 반복되는 것을 안다면 도란 것은 멀지 않으이

 

세혹개도치가회(世或改圖治可回) 세상이 바뀌어도 회복될 수 있으며

 

광대공부요재주(廣大工夫要在做) 넓고 큰 일도 착수하여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여

 

군간순치지붕래(君看馴致至朋來) 그대 그렇게 되어 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벗이 오리이다.

 

(二)

천도항류역(天道恒流易) 천도는 항상 흐르고 변화하여

유유노차신(悠悠老此身) 유유히 흘러 이 몸 늙어가고

소안연공사(韶顔年共謝) 아름답던 얼굴은 가는 해와 함께 시들어가니

쇠빈일복신(衰빈日復新) 흰 머리는 날로 많아지네

복례난삼월(復禮難三月) 예에 회복되어도 석달 지키기 어렵고

지비우일춘(知非又一春) 따뜻한 봄 알지 못해도

치양간점장(稚陽看漸長) 느끼지 못했던 따뜻한 기운 점점 느끼게 될 것이니

위선물인순(爲善勿因循) 따뜻한 인정 베푸는 것 놓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