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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곡 정길 蘭谷 鄭佶의 蘭谷遺稿

난곡유고 석당명(石당銘) 난곡(蘭谷) 정길(鄭佶)

by 성천하지미미자 2023. 2. 23.

석당명(石당銘)

 돌 솥에 새기다.

 

 계집종이 밭 가운데서 한 물건을 얻으니 흙덩이인듯 하였으나

 

두드려 보니 맑은 소리가 울려 흙을 씻어내고 이끼를 닦아내니 돌 솥이요

 

솥 자루가 세치이고 솥에는 두 되정도 담을 수 있었다.

 

모래로 갈고 물로 씻으니 빛이 나고 깨끗한 것이 가히 사랑스러웠고

 

내가 곁에 두라고 일러 차도 끓이고 약도 다리는 그릇으로 하게 하였으며

 

때때로 손으로 어루만져 장난 삼아 이르기를 당아 ! 당아 !

 

하늘에서 돌로 태어난지 몇년이며

 

훌륭한 돌쟁이가 쪼아서 그릇으로 만들어

 

사람의 집에서 쓰이게 된지는 또한 몇년인데

 

이제 내가 얻은 바가 되었구나

 

대개 돌이란 가장 천하고 완악하고

 

숨어 있다가 나타난 것이 이와 같거늘

 

하물며 가장 귀하고 가장 신령스럽다는 사람에게 있어서랴

 

드디어 글을 지어 새기노니

 

 

 

버리면 돌이요 쓰면 그릇이라

 

쓰고 버리는 사이에 천하기도 하고 또한 귀하기도 하네

 

다른 산에서는 옥을 가는 자질이요

 

돌아 보건데 나같이 재주 없는 이는

 

너와 함께 돌아가리라.

 

 

石당銘

幷小敍

女奴於田中得一物塊然叩之聲갱갱浣土痕滌蘇文乃小石당也柄三寸中可受二升許沙以磨之水以滌之光潔可愛余命置諸左右以供烹茶煮樂之具時復摩抄以戱之曰당乎당乎汝天作石者幾年巧匠착而器之爲人家用者又幾年而今爲吾所得夫石最賤且頑隱現之間不能無數如此況最貴最靈者遂作銘以刻曰

舍則石用則器用舍之閒且賤且貴黨在他山攻玉之姿顧余不在與爾同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