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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법어 경허선사

지장암 地藏庵 토굴 土窟에서 경허선사 鏡虛禪師

by 성천하지미미자 2023. 2. 27.

토목와석 土木瓦石이 화엄법화 華嚴法華의 진기 珍奇한 소식이니,

어찌 문자와 형식법칙 形式法則 에 구애 받으랴 ?

 

지장암 地藏庵 토굴 土窟에서

 

지장암 地藏庵 토굴 土窟에 계실 때의 일이다.

천장암 天藏庵에서 조금 떨어진 산 모퉁이 조금 떨어진 곳에 작은 초가집이 있는데

그 암자가 지장암이다.

경허 스님은 그 곳에서 한 겨울을 혼자 정진하며 지내게 되었다.

지장암 토굴은 수리를 하지 않아 벽에 금이 가고 문짝이 뒤틀어진 오래 된 집이었다.

그런 토굴에서 한 철을 지내게 된 스님은 추위에 견뎌 내기 힘들어

추위와 바람을 막기 위해 벽장 壁欌 불장에 보관된 화엄경 華嚴經을 뜯어서

문도 바르고 벽도 바르고 도배와 장판까지 말끔하게 화엄경으로 장엄을 하였다.

스님을 방문한 제자들이 이를 보고 깜짝 놀라

스님 ! 경전 經典을 가지고 이렇게 도배 장판을 하여도 됩니까 ?

하고 여쭈니,

스님은 태연하게

자네들도 이러한 경계에 도달하면 이렇게 해 보게나,.

하고 평온하게 대답을 하셨다.

찾아 간 제자들은 스님의 깊은 경지에 미치지 못한 것을 아쉬어 하며 암자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