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지리산반야봉(宿智異山般若峰)지리산 반야봉에 묵다
봉내최고정야(峰乃最高頂也) 반야봉은 지리산의 최정상으로
시일청명(是日淸明) 섬운세진(纖雲洗盡) 이 날은 맑아서 새털구름도 다 씻은 듯이 깨끗하여
만리확연(萬里廓然) 인일모로요(因日暮路遙) 만리가 확 트였으며 날은 저물고 길은 멀어
수숙봉상(遂宿峰上) 야즉성하교결(夜則星河皎潔) 반야봉에서 하룻밤 묵기로 하고
밤이 되자 별빛 흐르는 은하와 달빛이 더욱 초롱하여
현월명랑(弦月明朗) 림학청영(林壑淸瑩) 조각달은 맑아 명랑하고 계곡의 수풀은 옥같이 맑네
숙기애연생야(淑氣靄然生也) 맑은 서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비효일출양곡(比曉日出暘谷) 어두운 계곡에 새벽이 밝아오자
미망중수(微茫衆峀) 점개정로(漸皆呈露) 미망했던 산봉우리 점점 드러나
태초홍몽지판(太初鴻몽(水蒙)之判) 태초 홍몽의 큰 기운이 열리는 듯 하여
상필여차(想必如此) 내작일시(乃作一詩) 생각이 이와 같으니 시 한편 짓지 않을 수 없다.
지리외외진해동(智異巍巍鎭海東) 지리산 높고높아 해동의 중심이요
등림심안호무궁(登臨心眼浩無窮) 산에 오르니 마음이 넓어지는 것이 끝이 없네
참암지완봉만수(참(가파를참))巖只玩峰巒秀) 가파른 절벽 산봉우리 희롱하듯 솟아 있어
방박수지조화공(磅방(섞을박)誰知造化功) 두루 충만한 조화의 공을 누가 알꼬
축지현정흥우로(蓄地玄精興雨露) 땅에가득한 정기로 비와 이슬 내리듯
함천수기산영웅(含天粹氣産英雄) 하늘에 가득한 순수한 기운은 영웅을 배출한다네
악지위아청연무(嶽祗爲我淸烟霧) 지리산신은 나를 위해 안개와 구름을 거두어갔으니
천리래심성소통(千里來尋誠所通) 천리길을 멀다 않고 찾아온 정성이 통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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