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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가향기 禪家香氣

좌선하는 법 (1) 장로 종색스님

by 성천하지미미자 2023. 3. 15.

좌선하는 법 (1)
장로 종색스님

지혜를 배우는 사람은 먼저 큰 자비심을 내어 넓은 원(願)을 세워 맹세하고 처음은 거치나 점점 정미롭게
마음을 정돈하여 삼매(三昧)에 들어야 한다.

뭇 중생들을 다 구하기를 원하고 자기 한몸의 편안함을 구해서는 안된다.
연줄처럼 걸려있는 인연의 끈들을 놓아버리고 마음을 편안한 곳에 두어 쉰다.

몸과 마음이 한결같이 움직이고 고요함을 지키는데 틈이 없어야 된다.
먹는 음식의 양을 적당히 하여 너무 배부르거나 배고프지 않게 하고
잠을 조절하여 모자라거나 지나치지 않게 하여야 한다.

좌선을 하려면 고요한 곳에 두터운 방석을 깔고 하는 것이 좋다.

허리띠를 느슨하게 하고 몸가짐을 단정히 한 뒤에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한다.
오른쪽 발을 왼쪽 넓적다리위에 놓고 왼쪽발을 오른쪽 넓적다리위에 놓는다.

반(半)가부좌를 하는 것도 무방하지만 이때 왼쪽발로 오른쪽 다리를 누르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오른쪽손을 왼쪽 발위에 놓고 왼쪽 손바닥을 오른쪽 손바닥 위에 놓는다.

두 엄지손가락을 끝을 서로 맞대고 서서히 허리를 편다음 앞뒤 좌우로 몸을 움직여 자리를 잡아
몸을 바르게 하여 단정하게 한다.

몸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울지 않게하고 앞으로 기울거나 뒤로 넘어가지 말아야 된다.
허리와 척추 머리와 목을 일직선으로 바르게하고 그 모양이 탑처럼 안정되어야 된다.

이때 몸을 너무 긴장시키지 말고 자연스러워야 되며 호흡도 평소대로 자연스러워야 된다.
귀와 어깨가 가지런해야 되고 코와 배꼽을 일직선으로 한다.

혀는 입천장에 대고 입은 다문다.
눈은 반만 떠서 졸지 않도록 조정하며 이렇게 오랜세월 단련하여 선정(禪定)을 얻으면
그 힘이 크게 넘칠것이다.


경전읽기모임의 깨달음에서....

 

 

 

좌선하는 법 (2) 눈을 감지 말라.

장로 종색지음

옛날 좌선하던 스님들은 앉아서 항상 눈을 떳으며 법운 원통(法雲圓通)선사는 눈을 감고 좌선하는 사람들을
꾸짖기를 캄캄한 산과 같이 귀신굴이 된다. 하였다.
여기에 깊은 뜻이 있으니 숙달된 사람들은 알 것이다.

자세가 안정되고 호흡이 조절된 다음에는 아랫배에 마음을 두고 일체의 착한 것 악한 것 등에 마음을 두지마라.
혹 잡생각이 일어나면 마음을 점검하여 생각이 일어남을 깨달으면 잡생각이 사라질 것이다.

오래도록 인연을 잊어 쉬는 공부 익숙해지면 조금씩 진전되어 이룰 것이다.
이것이 좌선의 중요한 비법이다.


좌선하는 법 (3) 안락의 법문 (편안하고 즐거운 법)

곰곰히 생각해보면 좌선이란 편안하고 즐거움에 이르기 위한 방법이지만
사람들이 흔히 병을 얻는 것은 모두가 이 자연스런 마음을 잘못 쓰기 때문이다.

이 뜻을 잘 터득하면 자연히 온 몸이 편안하고 정신이 상쾌해질 것이다.
바른 생각이 분명하고 법의 맛이 정신을 도와 고요하고 맑은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한번 마음이 밝게 변한 사람은 용이 물을 얻은 것 같고 호랑이가 산을 의지한 것과 같은 것이다.
아직 이에 밝지 못한 사람은 바람에 의해서만 불을 일으키려는 것과 같이 그 힘이 미치지 못하고 달릴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판단하고 절대로 자신이나 남을 속이지 말 것이다.

도가 높아지면 거기에 따라서 마(魔)도 치성하는 법이니 고난과 역경이 많고 또한 순탄함도 따를 것이다.
그러나 바른 생각으로 임한다면 그 어떤 경계에 부딪혀도 뚫고 나갈 것이다.

능엄경(능嚴經)과 천태지관(天台止觀)과 규봉(圭峰)의 수증의(修證儀)에 악마의 일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세히 밝혀 놓았으니 물어서 반드시 알아두라.


좌선하는 법 (4) 좌선이 끝났을 때

좌선이 끝나 일어설 때에는 천천히 몸을 움직인 뒤에 편안하게 일어나고 갑자기 일어서지는 말것이다.
좌선에서 일어난 뒤에는 어느때나 항상 좌선하던 때의 마음가짐으로 선정의 힘을 보호하고 유지하기를
어린애 돌보듯이 하라.
그러면 선정의 힘을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 선정의 비법이 가장 필요한 문인 것이다.
만약 선정이 잘 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망망해져 종잡을 수가 없어진다.

그러기 때문에 구슬을 얻으려면 일렁이던 물결이 가라앉아 잠잠해져야 한다.
물결이 일렁이면 찾기 어렵다.
물결이 가라앉아 맑고 깨끗해지면 마음의 구슬이 저절로 나타난다.

원각경에 이르기를 걸릴게 없는 맑고 맑은 지혜가 다 선정에서 나온다 하였으며
법화경에서는 고요하게 마음을 닦고 편안하게 머물러 움직이지 않기를 수미산처럼 하라 하였다.

범부와 성인을 뛰어 넘으려면 반드시 인연을 쉬고 몸과 마음을 세밀하게 닦아야 한다.

**********지은이 자가 종색선사 운문종의 스님 하북성 홍제선원의 주지


*********경전읽기 모임의 깨달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