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 스님과 떡파는 할매

덕산스님과 떡파는 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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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나라 때 덕산선감선사는 남쪽지방에서 선불교가 성행하여

불교를 학문적으로 배우고 익히는 교학(敎學)을 무시하고

바로 본인의 마음을 직시(直示)하여 마음에서 본성을 본다면 부처를 이룰 것이다

라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이라는  말을 전해듣고

남쪽에서 말도 안되는 소리로 불법을 어지럽히는 무리들을 소탕하여

불교를 바로 세울 것이다 라고 마음 먹고

그동안 금강경을 연구하여 기록한 논문인 금강경소초를 배낭에 짊어지고 길을 떠났다

덕산스님의 성씨가 주(周)씨라 주금강(周金剛)이라 하여 특히 금강경에 조예가 깊어

금강경을 주해한 금강경청룡소초를 저술하였으므로 불교에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다

덕산스님은 여러날을 여행한 끝에 남방 어느도시에 도달하고 보니

마침 점심때가 되어 배가 몹시 고팠으므로

시장에서 떡 파는 할매에게 다가가 떡을 팔라고 하였다

그런데 떡파는 할매는 떡은 팔지 않고 스님이 지고 있는 걸망을 보고 물었다

"스님, 그 배낭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오?"

"예, 금강경연구논문인 금강경소초요"

" 아! 그렇다면 금강경에 대해서 묻겠소

"금강경에 과거심불가득 현재심불가득 미래심불가득이라 하였는데

스님은 세가지 마음중에 어느 마음에 점을 찍어 점심을 먹으려오?

답을 하시면 떡은 공짜로 드리고 답을 못하면 떡은 팔지 않습니다"

하고 답을 기다렸으나 스님은 꿀 먹은 벙어리였고

점심을 먹지 못하고 굶어야 할 판이었다

할매에게 "이 근처에 훌륭한 스님이 계십니까?" 하니

"예, 가까운 곳에 용담스님이 계시니 그분에게 가보시오"

하여 용담으로 스님을 찾아뵙고 "오래동안 용담을 마음에 두고 생각하였는데

와보니 연못도 없고 용도 보이지 않네"

용담스님은 "자내가 참으로 용담에 왔네, 쉬었다 가게나"하여

덕산스님은 자리를 물러 나와 승방에 짐을 풀었다

덕산스님이 밤에 용담스님을 찾아뵙고 문답을 하다 밤이 깊어

"이제 가보게나 " 하여

덕산스님은 발을 걷어 올려 방을 나오니  캄캄하여

다시 방으로 들어서며 캄캄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니

용담스님은 촛불을 켜서 스님에게 건너주었는데

스님이 촛불을 잡고 신을 신으려 하자 바람을 불어 훅  불을 꺼버렸다

그 순간 덕산스님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고

"내가 지금부터 천하 노화상들의 말을 의심하지 않겠다 " 하고

자신의 금강경 주석서를 법당밖에 쌓아두고 햇불을 치켜들고 크게 외쳤다

"모든 현묘한 이치를 다 말하드라도 허공에 터럭을 매단것이요

세상의 온갖 중요한 일을 하드라도  큰 바다에  물 한방울 더한 것 뿐이로다

금강경소초를 손으로 치껴들고 말했다

"그림의 떡으로는 배를 채울 수 없다"고 하면서

금강경 주석서를 다 태워버렸다

그리고 용담숭신선사에게 예배를 올리고 절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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