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허법어 경허선사

서룡화상행장 瑞龍和尙行狀 경허선사 鏡虛禪師

by 성천하지미미자 2023. 4. 27.

서룡화상행장 瑞龍和尙行狀 

 

고덕 운 古德 云  고덕이 이르기를

 " 불법 불파란각" "佛法 不怕爛却"  "불법이 망해 없어질까 두려워 말라" 하였거늘"

여각 余却 내가 도리어

"파란각불파자 유이야" "怕爛却不怕者 有以也"  "멸망할까 두려워 하지 않는 것도 이유가 있고"

각파자 유이야 却怕者 有以也  두려워 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수유본유불란지리 雖有本有不爛之理  비록 본래로 멸망하지 않는 이치가 있으니

이비계 정 혜삼학지훈습 而非戒 定 慧三學薰習  계정혜 삼학을 단련하고 습관화 하면

칙소운 불란자 미필기보호 則所云 不爛者 멸망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니

미필기보호 지어불란야 未必其保護 至於不欄也  반드시 보전하는 것만 가지고 멸망하지 않기를 바랄 수는 없는 것이다

금야 청산지록 今也 靑山之麓 지금 푸른 산 기슭에

곡학상망자 개부도야 鵠鶴相望者 皆浮屠也  고니와 학이 서로 바라는 것들은 다 浮屠이다

범루지상 기환간자 梵樓之上 綺紈間錯者  루각위에 비단 폭이 서로 겹친 것은

개사조야 皆寫照也  다 영정이다

식미필기개위지어가위지사야 寔未必其皆爲之於可爲之事也  이것이 반드시 꼭 해야만 할 일은 아니다

이행장야 불연 而行狀也 不然  행장은 그렇지 아니하여

기불가위지사칙불가이위언 其不可爲之事則不可以爲焉  가히 하지 말 일이면 하지 말 것이니

비수기삼학지도자 非修其三學之道者  계정혜 삼학의 도를 닦지 않는 자는

불가이위장언 不可以爲狀焉  행장을 하지 않는 것이다

여본재소성라 余本才疎性懶  내가 본래 재주가 성글고 성품이 게을러서

불사문장자유년의 不事文章者有年矣  문장을 일삼지 않은지 오래이다

연칙 불면위인소견 然則 不免爲人所牽  그러나 거절하지 못하고 사람에게 이끌려서

저술장구 기사야 역불소 著述章句 其事也 亦不少  글을 지은 것이 또한 적지 않았다

매임행장 미상불정필 유감의 每臨行狀 未嘗不停筆 有感矣  매번 행장에 임해서는 일찌기 붓을 머물고 감개한 바가 적지 않았다

부출가지인 불수삼학칙도업 불성 夫出家之人 不修三學則道業 不成 대저 출가한 사람은 삼학의 도를 닦지 않으면 이루지 못한다

이도업 불성칙무행장가위 而道業 不成則無行狀可爲  도업을 이루지 못하면 행장을 기록할 것이 없기때문이다

개불석기무행장가위 盖不惜其無行狀可爲  대체로 행장을 하지 못하는 것을 애석하게 여기지 말고

석기도업불성 惜其道業不成  도업을 이루지 못한 것을 애석하게 여길 것이니

도업불성칙불지혜명 道業不成則佛之慧命  도업을 이루지 못하면 부처님의 혜명을

막득이기언 莫得而寄焉  어떻게 계승할 수 있으리오

기삼학지위강령 이불란각불법야 其三學之爲綱領 而不爛却佛法也  그 삼학의 강령은 불법이 멸망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니

고약시야 固若是也  진실로 이러하거늘

금지사문 막지사언 가개야이 今之沙門 莫之事焉 可慨也已  지금의 사문이 이것을 일 삼으니 가히 슬플 따름이로다

근안행록 謹案行錄  삼가 "행장"의 기록을 상고해 보건데

화상 속성 김씨 관 광산 和尙 俗姓 金氏 貫 光山  화상의 속성은 김씨요 본관은 광산이다

휘 상민 서룡 기호야 諱 祥玟 瑞龍 其號也  휘는 상민이요 서룡은 그 호이다

춘택공 위증조 春澤公 爲曾祖 춘택공이 증조가 되고

어사계선생 위팔대손야 於沙溪先生 爲八代孫也  사계선생의 팔대손이다

이인종가경십구년갑술 생어경성내 以仁宗嘉慶十九年甲戌 生於京城內  인종 가경 19년 갑술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유이청영수연 십칠세시 幼而淸瀅粹然 十七歲時 어려서부터 청수하고 총명하였으며 17세시에

유종로 견관인 피형 遊鍾路 見官人 被刑  종로에서 놀다가 관인이 형벌을 받는것을 보고

홀염세명리지환 忽厭世名利之患  문득 세상의 명리가 화근의 근원임을 생각하고

발무상심 發無常心  다 무상하다는 것을 깨달아

투안성청룡사 投安城靑龍寺  안성의 청룡사에 들어가

영월장로 낙발수계  影月長老 落髮受戒   영월장로에게 삭발하고 계를 받았다  

지년십구야 유방명산지지 입지리산 至年十九也 有訪名山之地  入智異山 19세에 이르러 명산을 찾아 지리산으로 들어가

시유용악장로 時有龍岳長老  그 때에 용악장로가

대개강석어안국사 大開講席於安國寺  안국사에서 경을 강의하였다

사섭의청익 기학 점진 師攝衣請益 其學 漸進  스님이 강하는 수하에서 공부하여 학업이 진취되자

차참용암화상 지견 청형 次參龍岩和尙 知見 淸瀅  다음으로 용암화상을 찾아가 공부하니 식견이 맑고 투철하였다

년이십칠 입기양성전장로지실 年二十七 入騎羊聖典長老之室  27세에 기양성전 장로에게 입실하니

도가고표 수기유촉 道價高標 受其遺囑  도의 성가가 높이 드러나 스님의 유촉을 받아

주석우벽암 암퇴비 住錫于碧庵 庵頹圮  벽송암에 주석하여 암자가 퇴락한 것을

화상 중수 득륜환언 和尙 重修 得輪奐焉  화상께서 중수하여 일신 빛이 났다

호석상주 중흥보방 護惜常住 中興寶坊  모든 사중 살림을 애호하여 그 사중을 중흥시켰다

우려기사미명 수년면벽우칠불암 又慮己事未明 數年面壁七佛庵  또 자신의 마음을 밝히지 못한 것을 걱정하여 지리산 칠불암에서 수년간 참선하였으니

이화상지고식 응유득기선오 以和尙之高識 應有得其禪奧  화상의 높은 식견으로서 응당히 그 깊은 선지를 얻었으련만

이비동도자 미능지야 而非同道者 未能知也  그 분을 아는 자가 아니면 그 분의 도를 알지 못하리라

이광서십육년경인 납월 이십칠일 以光緖十六年庚寅 臘月 二十七日  광서 16년 경인 섣달 27일  

득미질 지이십구일 욕입열반 得微疾 至二十九日 欲入涅槃  작은 병을 얻어 29일에 열반에 들고자 하거늘

시중 이과세불공위우 時衆 以過歲佛供爲憂  대중들이 새해를 맞이하는 불공때문에 걱정하였다

화상왈 和尙曰 화상께서 말씀하시기를

"여위승육십년 이임천화 余爲僧六十年 而臨遷化  "내가 중이 된지 60년인데 몸을 버리면서

"기유방득어삼보사야" "豈有妨得於三寶事耶"  "어찌 삼보에 방해로운 일을 하겠느냐" 하고
"물우 연지명년초이일"  "勿憂 延至明年初二日"  "걱정하지 말라 명년 초이틀로 연기하겠다"하니

우열반시 중 우이제칠성위우 又涅槃時 衆 又以祭七星爲憂  대중이 또 칠성제 때문에 걱정하였다

화상 우여전언 和尙 又如前言  화상께서 또 앞에 나와 말씀하시기를

연지지사일사시  延之至四日巳時   초나흩날 사시로 연기하였다

문우중왈 "금일거 차무소방애호" 問于衆曰 "今日去 遮無所妨碍乎"  대중에게 묻기를 오늘 가겠다 방해롭지 않느냐" 고 묻자

중왈 "유" 衆曰 "唯"  대중이 "그렇습니다" 하자

부촉흘 사시중풍경 념불 咐囑訖 使時衆諷經 念佛  부촉할 말을 마치고 대중으로 하여금 경을 외우고 염불하게 하여

엄연귀화 奄然歸化  암연히 열반에 들었다

경운 "이파라제목차 위사" 經云 "以波羅提目叉 爲師"  경에 이르기를 "파라제목차로 스승을 삼으라" 하였고

우운 "시방제불 개의계 정 혜 이입열반" 又云 "十方諸佛 皆依戒 定 慧 而入涅槃" 또 이르기를 시방제불이 다 계 정 혜에

귀의하여 열반에 든다 " 하였다

화상 평시 수계 자자긍긍 和尙 平時 受戒 孜孜兢兢  화상께서 평소에 계를 지님에 부지런히 하였고 조심하여

정엄옥립 精嚴玉立  엄정하기가 옥을 깎아 세운 듯 하였으며

이학식 첨부 기입멸야 而學識 瞻富 其入滅也  학식도 풍부하더니 그 열반에 들 적에

능연촉자재 能延促自在  능히 늘리고 빠르게 하는 것을 자재하게 하였고

기자재야 비정혜 고불능야 其自在也 非定慧 固不能也   그 자재한 것은 계정혜 삼학이 아니면 능히 그렇게 하지 못하리라

수고지정련삼학 이성취도업자 雖古之精鍊三學 而成就道業者  비록 예전에 삼학을 잘 닦아 훈습해서 성취한 도인도

역불가이과언 亦不可以過焉  또한 이를 뛰어 넘지 못하리라

소기법맥 溯其法脈 그 법맥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회암 전지한암 晦菴 傳之寒菴  회암은 한암에게 법을 전하고

한암 전지추파 寒菴 傳之秋波

추파 전지경암 秋波 傳之鏡菴

경암 전지중암 鏡菴 傳之中菴

중암 전지기양 中菴 傳之騎羊

 

이회암 사우보광 而晦菴 嗣于葆光  그리고 회암은 보광의 법을 잇고

보광 사우모운 葆光 嗣于慕雲

모운 사우벽암 慕雲 嗣于碧菴

벽암 사우부휴 碧菴 嗣于浮休

부휴 사우부용 浮休 嗣于芙蓉

화상 어부용 위십일대송야 和尙 於芙蓉 爲十一代孫也  화상은 부용선사의 11대 손이 된다

이수칠십팔 납육십 而壽七十八 臘六十  세수 78세요 법납이 60이다

법문 동량 사최 法門 棟梁 斯摧  법의 문중에 들보가 꺾임이라

총림 개상기운비 叢林 皆傷其運否  총림이 다 그 비운을 슬퍼하였다

여광무사년동 과화전지용문사 余光武四年冬 過花田龍門寺  내가 광무 4년에 화전의 용문사를 지날적에

유호은장로 성언화상 시순간 도행 탁이 有虎隱丈老 盛言和尙 時順間 道行 卓異  호은장로가 화상의 평생 도행이 탁월한 것을 말하면서

탁여술행장이불후 托余述行狀而不朽  행장을 지어 후세에 전하고자 하거늘

이불한문사 사지 以不恨文辭 辭之   문장이 익숙하지 못하다고 사양하였다

기수순후 과벽송암 其數旬後 過碧松庵  그리고 수십일 뒤 벽송암을 지날적에

유령운 동운이고덕 有嶺雲 東雲二高德   영운 동운 두 고덕이

내화상지사족야 乃和尙之嗣足也  서룡화상의 제자로서

우욕위선사 저기행장 기청 미근 又欲爲禪師 著其行狀 其請 彌勤  다시 선사를 위하여 그 행장을 짓고자 은근히 청하였다

여 회억최소년시 과한제어벽송암시 余 回憶最少年時 過寒際於碧松庵時  내가 소년시절 한 겨울에 벽송암을 지날적에

견화상 도기청숙 앙연발외 見和尙 道氣淸肅 盎然發外  화상을 뵈오니 도의 기운이 맑고 엄숙한 것이 밖으로 드러나 보이건만

인년소과식 미능참청법혜 이척심진 여한가개 因年少寡識 未能參請法慧 以滌心塵 餘恨可慨  나의 나이 어리고 식견이 적음으로 능히 법의 지혜를 참청하여 마음의 때를 씻지 못하였음이 매우 한스럽도다

금년광 오십유오 今年光 五十有五 내 나이 55세로서

발창량이면피축 髮蒼凉而面皮縮  머리털은 희어지고 얼굴은 주름이 졌으나

어불법무소개명 이이구궐 於佛法無所開明 二利俱闕  불법에 소견 얻은 바 없고 남에게 이로움을 베푼바도 없으니

우 가승언재  吁  可勝言哉   탄식해 무엇하리요

기어화상도덕 대유모열망애지심 其於和尙道德 大有慕悅望愛之心  화상의 도덕에 크게 사모하는 마음이 있는데다가

이이고덕지근청 여호은장로지소탁 而二高德之勤請 與虎隱丈老之所托  두 분 스님의 간청과 호은장로의 부탁이 중하기에

불가이강사 不可以强辭  감히 사양하지 못하였다

不취其文辭之拙 槪略如右 而其停筆有感 時復再三不已也

 

 

고덕 운 古德 云  고덕이 이르기를

  "불법이 망해 없어질까 두려워 말라" 하였거늘"

 내가 도리어

 "멸망할까 두려워 하지 않는 것도 이유가 있고"

 두려워 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비록 본래로 멸망하지 않는 이치가 있으니

계정혜 삼학을 단련하고 습관화 하면

멸망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니

반드시 보전하는 것만 가지고 멸망하지 않기를 바랄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 푸른 산 기슭에

고니와 학이 서로 바라는 것들은 다 浮屠이다

루각위에 비단 폭이 서로 겹친 것은

다 영정이다

이것이 반드시 꼭 해야만 할 일은 아니다

 행장은 그렇지 아니하여

가히 하지 말 일이면 하지 말 것이니

계정혜 삼학의 도를 닦지 않는 자는

행장을 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본래 재주가 성글고 성품이 게을러서

문장을 일삼지 않은지 오래이다

그러나 거절하지 못하고 사람에게 이끌려서

글을 지은 것이 또한 적지 않았다

매번 행장에 임해서는 일찌기 붓을 머물고 감개한 바가 적지 않았다

대저 출가한 사람은 삼학의 도를 닦지 않으면 이루지 못한다

도업을 이루지 못하면 행장을 기록할 것이 없기때문이다

대체로 행장을 하지 못하는 것을 애석하게 여기지 말고

도업을 이루지 못한 것을 애석하게 여길 것이니

도업을 이루지 못하면 부처님의 혜명을

어떻게 계승할 수 있으리오

그 삼학의 강령은 불법이 멸망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니

고진실로 이러하거늘

지금의 사문이 이것을 일 삼으니 가히 슬플 따름이로다

삼가 "행장"의 기록을 상고해 보건데

화상의 속성은 김씨요 본관은 광산이다

휘는 상민이요 서룡은 그 호이다

춘택공이 증조가 되고

사계선생의 팔대손이다

인종 가경 19년 갑술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청수하고 총명하였으며 17세시에

종로에서 놀다가 관인이 형벌을 받는것을 보고

문득 세상의 명리가 화근의 근원임을 생각하고

다 무상하다는 것을 깨달아

안성의 청룡사에 들어가

영월장로에게 삭발하고 계를 받았다  

19세에 이르러 명산을 찾아 지리산으로 들어가

그 때에 용악장로가

안국사에서 경을 강의하였다

스님이 강하는 수하에서 공부하여 학업이 진취되자

다음으로 용암화상을 찾아가 공부하니 식견이 맑고 투철하였다

27세에 기양성전 장로에게 입실하니

도의 성가가 높이 드러나 스님의 유촉을 받아

벽송암에 주석하여 암자가 퇴락한 것을

화상께서 중수하여 일신 빛이 났다

모든 사중 살림을 애호하여 그 사중을 중흥시켰다

또 자신의 마음을 밝히지 못한 것을 걱정하여 지리산 칠불암에서 수년간 참선하였으니

화상의 높은 식견으로서 응당히 그 깊은 선지를 얻었으련만

그 분을 아는 자가 아니면 그 분의 도를 알지 못하리라

광서 16년 경인 섣달 27일  

 작은 병을 얻어 29일에 열반에 들고자 하거늘

대중들이 새해를 맞이하는 불공때문에 걱정하였다

화상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중이 된지 60년인데 몸을 버리면서

 "어찌 삼보에 방해로운 일을 하겠느냐" 하고
 "걱정하지 말라 명년 초이틀로 연기하겠다"하니

대중이 또 칠성제 때문에 걱정하였다

화상께서 또 앞에 나와 말씀하시기를

초나흩날 사시로 연기하였다

"  대중에게 묻기를 오늘 가겠다 방해롭지 않느냐" 고 묻자

중왈 "유" 衆曰 "唯"  대중이 "그렇습니다" 하자

부촉할 말을 마치고 대중으로 하여금 경을 외우고 염불하게 하여

암연히 열반에 들었다

"  경에 이르기를 "파라제목차로 스승을 삼으라" 하였고

" 또 이르기를 시방제불이 다 계 정 혜에

귀의하여 열반에 든다 " 하였다

화상께서 평소에 계를 지님에 부지런히 하였고 조심하여

엄정하기가 옥을 깎아 세운 듯 하였으며

학식도 풍부하더니 그 열반에 들 적에

 능히 늘리고 빠르게 하는 것을 자재하게 하였고

그 자재한 것은 계정혜 삼학이 아니면 능히 그렇게 하지 못하리라

비록 예전에 삼학을 잘 닦아 훈습해서 성취한 도인도

또한 이를 뛰어 넘지 못하리라

소기법맥 溯其法脈 그 법맥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회암 전지한암 晦菴 傳之寒菴  회암은 한암에게 법을 전하고

한암 전지추파 寒菴 傳之秋波

추파 전지경암 秋波 傳之鏡菴

경암 전지중암 鏡菴 傳之中菴

중암 전지기양 中菴 傳之騎羊

 

이회암 사우보광 而晦菴 嗣于葆光  그리고 회암은 보광의 법을 잇고

보광 사우모운 葆光 嗣于慕雲

모운 사우벽암 慕雲 嗣于碧菴

벽암 사우부휴 碧菴 嗣于浮休

부휴 사우부용 浮休 嗣于芙蓉

화상 어부용 위십일대송야 和尙 於芙蓉 爲十一代孫也  화상은 부용선사의 11대 손이 된다

이수칠십팔 납육십 而壽七十八 臘六十  세수 78세요 법납이 60이다

법문 동량 사최 法門 棟梁 斯摧  법의 문중에 들보가 꺾임이라

총림 개상기운비 叢林 皆傷其運否  총림이 다 그 비운을 슬퍼하였다

여광무사년동 과화전지용문사 余光武四年冬 過花田龍門寺  내가 광무 4년에 화전의 용문사를 지날적에

유호은장로 성언화상 시순간 도행 탁이 有虎隱丈老 盛言和尙 時順間 道行 卓異  호은장로가 화상의 평생 도행이 탁월한 것을 말하면서

탁여술행장이불후 托余述行狀而不朽  행장을 지어 후세에 전하고자 하거늘

이불한문사 사지 以不恨文辭 辭之   문장이 익숙하지 못하다고 사양하였다

기수순후 과벽송암 其數旬後 過碧松庵  그리고 수십일 뒤 벽송암을 지날적에

유령운 동운이고덕 有嶺雲 東雲二高德   영운 동운 두 고덕이

내화상지사족야 乃和尙之嗣足也  서룡화상의 제자로서

우욕위선사 저기행장 기청 미근 又欲爲禪師 著其行狀 其請 彌勤  다시 선사를 위하여 그 행장을 짓고자 은근히 청하였다

여 회억최소년시 과한제어벽송암시 余 回憶最少年時 過寒際於碧松庵時  내가 소년시절 한 겨울에 벽송암을 지날적에

견화상 도기청숙 앙연발외 見和尙 道氣淸肅 盎然發外  화상을 뵈오니 도의 기운이 맑고 엄숙한 것이 밖으로 드러나 보이건만

인년소과식 미능참청법혜 이척심진 여한가개 因年少寡識 未能參請法慧 以滌心塵 餘恨可慨  나의 나이 어리고 식견이 적음으로 능히 법의 지혜를 참청하여 마음의 때를 씻지 못하였음이 매우 한스럽도다

금년광 오십유오 今年光 五十有五 내 나이 55세로서

발창량이면피축 髮蒼凉而面皮縮  머리털은 희어지고 얼굴은 주름이 졌으나

어불법무소개명 이이구궐 於佛法無所開明 二利俱闕  불법에 소견 얻은 바 없고 남에게 이로움을 베푼바도 없으니

우 가승언재  吁  可勝言哉   탄식해 무엇하리요

기어화상도덕 대유모열망애지심 其於和尙道德 大有慕悅望愛之心  화상의 도덕에 크게 사모하는 마음이 있는데다가

이이고덕지근청 여호은장로지소탁 而二高德之勤請 與虎隱丈老之所托  두 분 스님의 간청과 호은장로의 부탁이 중하기에

불가이강사 不可以强辭  감히 사양하지 못하였다

不취其文辭之拙 槪略如右 而其停筆有感 時復再三不已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