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선사 서간문 鏡虛禪師 書簡文
상장상사김석두서 上張上舍金石頭書
上舍名 孝永 號淨蓮居士 石頭名 炳先 石頭居士 其號也 俱居醴泉郡之生川洞
상사의 이름은 효영이요 호는정련이다 석두의 이름은 병선 석두거사 는 그의 호이다 예천군 생천동에서 살았다
정거도후 복상현유 靜居道候 伏想玄裕
조용히 거함에 도체가 청정할 줄 생각하오
추독 일미작음병두타이이 諏(魚변除言)禿 一味作吟病頭타(섬타)而已
이 중은 한결같이 시 읊는 병에 걸린 나그네 일뿐이오
나하전월일 奈何前月日
어찌하리오 전 날에
부정일찰어실상약수암승 附呈一札於實相藥水庵僧
서신 한 장을 실상사 약수암 스님에게 부쳤는데
미지저람 未知抵覽
받아 보았는지요
금유거용문신편 이수자 今有去龍門信便 以數字
이제 용문으로 가는 편이 있길래 두어자 전하오
유운 儒云
유서에 이르기를
"군자추기 족호이불대어외지위덕" "君子推己 足乎已不待於外之謂德"
"군자는 자기 몸에 미루어 보아서 만족을 느껴 밖의 것을 기다리지 않는 것이 덕이라" 일렀으니
차시사문 상담 此是斯文 常談
이것은 유가의 평범한 이야기일 뿐이요
연이참증어학불자 기리심긴호 然而參證於學佛者 其理甚緊乎
그러나 불법을 배우는 자는 이를 참고해 보건대 그 이치가 매우 긴요하외다
개생사 열반 범성 선악등사 盖生死 涅槃 凡聖 善惡等事
대개 생사와 열반과 범부와 성인 착한 것과 악한 일들과
이지선 송 기염등행 무비시외 以至禪 誦 祈念等行 無非是外
참선과 주력 기도 염불등의 수행이 마음 밖의 것이 아니니
외기 조불시동정운위 자불각남저견야어물 外己 早不是動靜云爲 自不覺藍沮牽惹於物
자기 밖에는 일찌기 아무것도 없는데 움직이고 고요한 것이 스스로 자기인 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 물상에만 끌리는 것은
여사교지우양 如四郊之牛羊
저 들판에 사시 사철 끌려다니는 소와 염소 같으니
황생사 화복지제호 기불자유자 필의 況生死 禍福之際乎 其不自由者 必矣
하물며 생사와 화복이겠는가 그 자유롭지 못한 것은 당연하외다
조공 운 肇公 云
조공이 이르기를
'지인무기" "至人無己"
"지인은 자기가 없다" 하니
차역교장추구 각유미지고 此亦敎場芻狗 却有味指故
이것 또한 글방의 강아지 소리라 도리어 맛이 있고 뜻은 있으리라
고덕 운 古德 云
그러므로 고덕이 말하기를
"조진체무의 통신합대도" "照盡體無依 通身合大道"
"자체가 의지할 데가 없는 것을 비추어 사무치면 온 몸이 대도에 합한다" 하였고
우운 又云
또 이르되
"타파경래 여자상견" "打破鏡來 與子相見"
" 거울을 깨트리고 보면 그대로 같이 서로 본다" 하였으니
부일점영대 확연정진 夫一點靈臺 廓然淨盡
무릇 한 점 靈臺가 깨끗해 확연하면
절염섬 물흔봉 絶廉纖 勿痕縫
한 티끌도 없이 깨긋하고 꿰맨 흔적이 없는
어본유전지 도기소도 於本有田地 到其所到
본래의 경지에 이를 곳에 이르면
경불용지리도호 어기지외여기의 更不用支離塗糊 於器之外與己矣
다시 지루하게 자기 몸 바깥 것과 자신의 몸에 장식할 것이 없으리라
기자유이자 역시한언어 其自由二字 亦是閑言語
그 자유라는 두 글자도 또한 부질 없는 말이외다
년전남래지일 견공학불정고 年前南來之日 見公學佛精苦
년전에 내가 남쪽으로 오던 날 공이 불법 공부를 독실하게 하는 것을 보았기에
인한훤신필급차 불각타번만 因寒暄信筆及此 不覺打煩蔓
소식을 묻느라고 이 서신을 쓰는데 너무 번거로웠으니
영정물구 신기이 領情勿咎 申企耳
허물치 말기를 거듭 바라오
상거묘격 임지망연 相去杳隔 臨紙惘然
서로 가기가 아득하므로 종이에 임하여 망연할 뿐이오
'경허법어 경허선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이당 無二堂 무이당에게, 경허선사 鏡虛禪師 (0) | 2023.04.29 |
---|---|
상김석사장상사서 上金碩士張上舍書 김석사와 장상사에게 보내는 글경허선사 서간문 鏡虛禪師 書簡文 (0) | 2023.04.28 |
서룡화상행장 瑞龍和尙行狀 경허선사 鏡虛禪師 (1) | 2023.04.27 |
취은화상행장 取隱和尙行狀 경허선사 鏡虛禪師 지리산 반야봉 용수굴 수행 (2) | 2023.04.25 |
귀암화상영찬 龜菴和尙影讚 경허선사 鏡虛禪師 (0) | 2023.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