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암거사서 上慈庵居士書 자암거사에게 보내는 글 경허선사 鏡虛禪師 경허선사 서간문 鏡虛禪師 書簡文

경허선사 서간문 鏡虛禪師 書簡文

 

상자암거사서 上慈庵居士書  자암거사에게 보내는 글

 

천장암호 일멱산 일면해 天藏庵好 一面山 一面海  천장암이 좋은 것은 한 쪽은 산이요 한 쪽은 바다라

연수여시  然雖如是 비록 그렇기는 그러하나

비단완경자 부도처 非但翫景者 不到處  다만 경치를 구경하는 관관객은 이르지 못하는 곳이요

통인 달사역불교섭 通人 達士亦不交涉  통인 달사도 또한 교섭하지 못하며

비단 통인 달사불교섭  非但 通人達士不交涉   다만 통인 달사만 교섭하지 못할 뿐 아니라

불야 조야 유교사자 佛也 祖也 猶較些子   부처와 조사도 또한 그러하니

고재 고재 苦哉 苦哉   괴롭고 괴롭도다

시기가언처 是豈可言處   이 곳을 어찌 가히 말 할수 있으랴

소문도후이병 所聞道候以病   들으니 도체가 병으로 심히 고생한다 하니

차내수행인 항복마군처야 此迺修行人 降伏魔軍處也   이 곳이 수행하는 사람이 마군을 항복 받는 곳이며

경각정신처야 驚覺精神處也   크게 정신차려 깨달을 곳이며 

유희환경처야 遊戱幻境處也   헛된 환상의 세계를 유희하는 곳이니

하족이우지 희지재 何足以憂之 喜之哉   무엇을 족히 근심하고 기뻐하리오

황병종심생 심여양염자호 況病從心生 心如陽焰者乎    하물며 병이 마음을 좇아 났으니 마음은 형상은 없으되 태양 빛과 같음이로다

경허 鏡虛  경허는

기즉언기 한즉언한 여외수이이  飢則言飢 寒則言寒 餘外睡而已  배 고프면 배 고프다 말하고 추우면 춥다 말 할뿐 그 나머지는 잠이나 잘 따름으로

료무수행상상 了無修行相狀   도무지 수행한다는 상이 없오

이행유이 삼선여 而幸有二 三禪侶   다행히 두 세명의 禪僧이 있어

공창화산가 야곡 供唱和山歌 野曲   山 노래와 들 곡조를 서로 부르고 화답하니

행하가진달 幸何可盡達    그 소식이 얼마나 즐거우랴

우문유수방지의사 又聞有垂訪之意思   또 듣자 하니 찾아 올 의사가 있다 하는데

하대명년 何待明年   어찌 다음 해를 기다리오마는

동후한엄 왕래난통 冬候寒嚴 往來難通  겨울 기후가 차거워 왕래하기 어려울테니

칙행당풍일희화시 불망호인연호 則幸當風日熙和時 不忘好因緣乎   날씨가 풀릴 때까지 좋은 인연 잊지 않도록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