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금강암칠성각창건기 梵魚寺金剛庵七星閣創建記
부대지지물 견로 위금강 夫大地之物 堅로(견고할로) 爲金剛
땅 위의 물건으로 가장 견고한 것은 금강 보석이오
주천지요 추요 위북신언 周天之耀 樞要 爲北辰焉
하늘에 빛나는 별 가운데 가장 으뜸 가는 것은 북두칠성이라
이북신추요지조화 爲北辰樞要之造化
북두칠성의 조화는
증장인간수복 이금강견로지삼매 增長人間壽福 以金剛堅로之三昧
인간의 수명과 복을 증진 시키고 금강과 같은 굳은 삼매는
개척출세진량칙 開拓出世津梁則
세속의 고해를 건너는 나룻배와 사다리가 되나니
금강암지유북신전 金剛庵之有北辰殿
금강암에 북신전을 창건 하는 것은
가위여교칠연 可謂如膠漆然
아교풀과 같이 끈끈하고 화려한 칠과 같고
여잠태연 불가이궐일 如岑苔然 不可以闕一
산에 낀 이끼와 같아 하나라도 빼 놓을 수 없도다
이우위회상 而又爲繪像
또한 탱화를 그려 봉안 하였으며
일위인천복전지독성존이안지 一爲人天福田之獨聖尊而安之
또 한 분 사람과 하늘의 복밭이 되는 독성님을 모셨다
시인연야 장득이보리군품 是因緣也 將得以普利群品
이 인연으로 장차 일체 중생을 널리 이익되게 함이니
여극가사 불가량야 如剋伽沙 不可量也
이와 같은 인연법이 항하사 모래와 같이 헤아릴 수가 없음이로다
본읍초량거 청신녀만원화김씨 本邑草梁居 淸信女滿願華金氏
본읍 초량에 사는 청신녀 만원화 김씨가
위기자배정헌 爲其子裵正憲
그 아들 배정헌을 위하여
창칠성각 설기상이공양지 지기의호 刱七星閣 設其像而供養之 知其宜乎
칠성각을 창건하고 탱화를 조성하여 공양을 베풀어 그 마땅한 것을 앎이라
기자정헌지길경 其子正憲之吉慶
그 자식 정헌의 길하고 경사스러움을
성만이기첨단나지시재상성자 成滿而其僉檀那之施財相成者
원만히 성취하는 그 징험은 시주의 베푸는 재물이나 정성으로 이루어지리니
우기가이불성취기원야 又豈可以不成就其願耶
또한 어찌 그 원을 성취하지 못할까 보냐
황호헌공양답 況乎獻供養畓
하물며 공양답을 받들어 올리고
구일용사물 기공덕여해 其日用四物 其功德如海
스님들의 일용기구와 사물을 공양하니 그 공덕이 바다와 같도다
이병시화사월송지법력야 而幷是化士月松之法力也
이것이 모두 화주이신 월송 스님의 법력이로다
여이십년전 유사불산제찰문 余二十年前 遊四佛山諸刹聞
내가 20년전에 사불산의 여러 절을 방랑할 적에
금정산지위승구 이금강암 위요묘언 金井山之爲勝區 而金剛癌 爲要妙焉
금정산이 승지 구역이라 하고 또한 금강암이 더욱 묘하다는 말을 듣고
장욕일유이착라미상 將欲一遊而錯落未嘗
장차 한 번 노닐고자 하였지만 길이 어긋났었다
금이노의 열진영고 今已老矣 閱盡榮枯
이제 늙어 좋고 나쁜 것 다 경험하고
백려회냉 百慮灰冷
백가지 생각들이 식어졌다
자가야산 하납방도 自伽倻山 荷衲訪到
가야산에서 걸망 지고 찾아 오니
적월송대사 주지이성조필언 適月松大師 住持而成造畢焉
마침 월송대사가 주지로 있으면서 건축 조성 불사를 마치었다
대사 소시출진선덕 大師 素是出塵禪德
대사는 본래 세속에서 뛰어난 선덕으로
편기헌왈 록라자 扁其軒曰 綠蘿者
그 거처하는 집을 록라라 한 것은
개지기송라유한지취야 盖志其松蘿幽閑之趣也
대개 그 소나무와 등나무의 그윽하고 한가한 것을 즐기는 취미가 있기 때문이다
면오미료 이심상계언 面晤未了 以心相契焉
인사를 마치기도 전에 이심전심으로 마음이 통하는 것은
상기어형해지외지취미야 相期於形骸之外之趣味也
몸 밖의 취미를 서로 통하게 된 것이다
기대사지복근로 여단나지성취불사야 其大寺之服勤勞 餘檀那之成就佛事也
대사의 근로와 신도들의 불사를 성취함에 있어서
첨왈 僉曰
대중들이 말하기를
"자문자야 행위지기" 子文者也 幸爲之記"
"스님께서 글 하는 분이니 다행히 금강암을 위해 창건기를 써 주시오" 하거늘
여왈 락 연 余曰 諾 然
내가 쓰기를 허락하고 그러나
유일충연어차자 有一忡然於此者
한 가지 불안한 것은
부북진야 재천성상 夫北辰也 在天成像
대저 북두칠성은 하늘에서 형상을 이루나니
건각설상자 차야 建閣設像者 此也
전각을 세우고 형상을 조성한 것이 이와 같으나
이기금강삼매자 과하물 而其金剛三昧者 果何物
그 금강 삼매라는 것이 과연 어떤 물건이며
이작하상야 오호 而作何相耶 嗚呼
어떠한 형상이더냐 ? 슬프도다
거성유원 去聖愈遠
성인께서 가신지 오래 되었고
출가지인 전불체지자가지사 出家之人 專不體知自家之事
출가한 사람이 온전히 자기집 일을 체득하여 알지 못함이로다
오불금강정 사절 吾佛金剛定 斯絶
우리 부처님의 흔들림 없는 금강의 바른 定이 이에 끊어지고
수명막전 壽命莫傳
혜명을 전하지 못함이로다
여인작금강암기 이백감구발야 余因作金剛庵記 而百感俱發也
내 금강암기를 짓다 보니 백가지 감회가 함께 생각 나도다
四物 : 禪房 사물로 禪糧 衣類 藥 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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