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군금정산범어계명암창설선사기 東萊郡金井山梵魚鷄鳴庵創設禪社記
범어사 계명암에 선원을 창설함
"화엄경" 왈 "華嚴經" 曰
화엄경에 이르기를
"보살마하살이대자 대비 대희 대사 위소주처" "菩薩摩訶薩以大慈 大悲 大喜 大捨 爲所住處"
"보살마하살이 대자 대비 대희 대사로써 주처를 삼는다" 고 하였고
내지 乃至
그리고
"일체법 평등 위소주처" "一切法 平等 爲所住處"
"모든 법이 평등한 곳에 주처를 삼는다" 고 하였으니
저리 시주처 這理 是住處
이것이 곧 머무르는 곳 주처니라
심문분선사왈 心聞賁禪師曰
심문분 선사가 이르기를
"위산화상운 이사무사지묘 위山和尙云 以思無思之妙
위산 화상의 법문에 생각으로 생각을 없애는 묘한 것이
반사영염지무궁 사진환원 返思靈焰之無窮 思盡還源
신령한 빛으로 끊임 없이 일어 나는 생각을 비추어 돌이킴으로 생각을 다하여 근원으로 돌아간다
시개심마 是箇什麽
이것이 무엇인고
저리 탈득거 유십마정결 這裡 脫得去 有什麽淨潔"
이 속에서 활짝 벗어 버리면 무었이 있어 정결하다 하겠는가?" 하였으니
기무사저 복무정저 旣無思底 復無淨底
이미 생각이 다 하고 다했다는 생각마저 없다면
직득일사 불괘 直得一絲 不掛
똑바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화자가본체 和自家本體
자기의 본래 면목을 밝히므로
도로불견 都盧不見
도무지 보았다는 것도 없어지고
임마입효진역순 恁麽入囂塵逆順
이렇게 더러운 세상에 들어가 거슬리나 순조로우나 자유를 얻었거늘
교수진희염착 敎誰嗔喜染着
누가 나로 하여금 성질 나게 하고 기쁘게 한 들 어찌 물 들리오
연후 타철명암양두 然後 打徹明暗兩頭
그러한 뒤에 밝다 어둡다는 두 머리를 두들겨 부수고
향불명 불암처 向不明 不暗處
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는 곳을 향해서
간대비원리유 재화 看大悲院裡有 齋話
대비원에 재가 있다는 화두를 들어 보라
방지래유 여락처임마 方知來由 與落處恁麽
바야흐로 오는 이유와 그 뜻이 돌아간 곳이 어떠한가 알게 될 것이며
이일척안 조파산하대지 以一隻眼 照破山河大地
독수리의 하나로 꿰뚫어 보는 눈을 갖추어 산하대지를 비추어 간파하면 ( 正法眼藏)
여의천장검 如依天長劍
하늘을 가르는 장검과 같으리니
수감당두처착 誰敢當頭覷着
누가 감히 그곳을 엿 보겠는가
유여시근골 有如是筋骨
이러한 근골이라사
방능향열성총중 方能向列聖叢中
바야흐로 거룩한 총림에 들어 가서
입작이기타겸이법문 入作而己他兼利法門
나와 남을 겸하여 이롭게 하는 법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종자일조로거별무도리 祗從玆一條路去別無道理
단지 이 한 길로만 쫓아 갈 뿐 다른 길은 없을 것이다
저리 우시주처 這裡 又是住處
이 속에 바로 머무를 곳이니라
혼해장로 청성월선백 混海長老 請惺月禪伯
혼해 장로가 성월 선백에게 청하여
주지계명암 住持鷄鳴庵
계명암 주지를 하라고 하니
이혼사첨의 설선사우 而渾寺僉議 設禪社于
대중과 의논하여 선원을 여기에 설치하고
차자각방 여암 此自各房 與庵
각 방과 각 암자에서
수납답삼십팔두토 부우선사 收納畓三十八斗土 付于禪社
논 삼십팔 두락을 거두어 선원에 부쳤으며
우혼해 성월 담해 화월제상사 又混海 惺月 湛海 華月諸上士
또 혼해 성월 담해 화월등 여러 스님과
여거본부이씨보현화 與居本府李氏普賢華
본부에 사는 이씨 보현화와
거초량김씨지명화 居草梁金氏智明華
초량에 거주하는 김씨 지명화와
모연산야 득전사천여금 募緣山野 得錢四千餘金
여러 마을에 화주하여 사천여금을 얻어
매득답사십이두토 부우선사 買得畓四十二斗土 付于禪社
논 사십 두락을 사서 선방에 부쳤으며
우거본사토굴김씨각심화 헌답이두토 부우선사 又居本寺土窟金氏覺心華 獻畓二斗土 付偶禪社
본사 토굴에 사는 김씨 각심화가 논 두마지기를 헌납하여 선원에 부치니
이상합답 팔시이두락 以上合畓 八十二斗落
헌납한 논을 합하여 82두락이 되었다
단진공양선중 불위타용자야 斷盡供養禪衆 不爲他用者也
이것은 단연코 선원 대중의 공양하는 데만 쓰고 다른 곳에는 사용하지 말라
이차영구 일준 以此 永久 一遵
이로써 영구히 한결같이 실행하여야 한다
개혼사첨위 여재속단나지공행신원 구불가사의 盖渾寺僉位 與在俗檀那之功行信願 俱不可思議
온 산중의 스님들과 속가에 사는 단월의 공행과 신심과 원력은 다 같이 불가사의 함이로다
이성월선백 위주지 而惺月禪伯 爲住持
성월 선백이 주지의 책임으로
개도권화 기공행 우대언 開導勸化 其功行 尤大焉
앞장서서 권선하고 화주를 하셨으니 그 공덕과 수행은 더 크도다
자후 팔표선납 입차사 개단위로 저리 우시개주처 自後 八表禪納 入此事 開單圍爐 這裡 又是箇株處
그 뒤로 팔방의 선납들이 이 선방에 들어 와서 정진을 다 같이 하게 되었으니 이 속에서 각자가 머무를 만한 곳이로다
여상삼반주처시동야 시이야 如上三般住處示同耶 是異耶?
위에서 밝힌 세가지 머무를 곳이 같은가 다른가 ?
약운이야 하증시동 若云異也 何曾是同
만약에 다르다고 한다면 일찌기 어떤 것이 같은 것이며
약운동야 하증시이 若云同也 何曾是異
만약에 같은 것이라고 한다면 일찌기 어떤 것이 다른 것인고
차부우각 ? 불용유 且夫牛角? 不用有
또한 소뿔은 있는 것을 쓰지 않고
토각불용무야 兎角不用無也
토끼 뿔은 없는 것을 쓰지 않는다 하니
즉차도필경여하 則且道畢竟如何
곧 바로 일러라 필경에는 무엇인고 ?
고인 운 古人 云
고인이 이르기를
"도안 미명 적수 난소" 道眼 未明 滴水 難消"
도안을 밝히지 못하면 한 방울 물도 소화하기 어렵다" 하니
범참구우차사자 凡參究于此社者
무릇 이 선방에서 참선하는 자는 응당 생각하라
당념광음표홀 사은중대 當念光陰飄忽 四恩重大
세월은 덧 없고 은혜 입은 사은은 지극히 크고 무겁도다
이자명원지자고 以慈明圓之刺股
옛날 자명스님은 스스로 책망하여 자기 살가죽을 찔렀으며
귀종권지전각이곡 歸宗權之展脚以哭
귀종화상은 하루 해가 지면 다리 뻗고 통곡하는 것을
위칙 가야 爲則 可也
규칙으로 삼았다 하니 과연 그와 같이 공부 하여야만 옳음이로다
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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