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 정길 蘭谷 鄭佶의 蘭谷遺稿20 천봉산 대원사( 天峰山中大原寺) 관음전제명추기(觀音殿題名追記)蘭谷 鄭佶 천봉산 대원사( 天峰山中大原寺) 관음전제명추기(觀音殿題名追記) 관음전(觀音殿) 제명(題名)에 추기(追記)하다. 천봉산(天鳳山)가운데 대원사(大原寺)가 있는데 위치가 고요하고 형세가 가파르며 시냇가에는 바위돌들이 영롱하게 빛이 나고 나무가 울창하여 옛부터 글 읽는 선비들이 산천을 즐겨 찾았었다. 나도 젊었을 때 친구들과 같이 이곳에 머무른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으며 만약에 이 절에 들리게 되면 관음전을 살폈으므로 난리를 겪은 뒤에는 스님들도 흩어지고 절도 거의 폐사가 다 되었으므로 자주 오지 못하였는데 지나간 乙巳년에 이 곳에서 文會를 하였고 이른바 觀音殿의 屋宇가 퇴패(頹敗)하고 잡초속에 거의 매몰이 되다 싶이 하고 있었으며 지금 또 다시 와서 머무르는데 한 스님이 절을 중창(重創)하고 있는 것을 보고 .. 2023. 2. 26. 난곡설(蘭谷說) 蘭谷 鄭佶 난곡설(蘭谷說) 난초라는 식물은 주역 계사전에 한 마음으로 말 한다면 그 향기가 난초와 같고 그 예리함은 무쇠도 자른다 하였으며 그 밖에 詩經에도 노래하였고 초나라 굴원이 쓴 이소경(離騷經)에도 여러번 등장하여 다 기록할 수 없을 정도이나 온갖 백초가운데 그 고아하게 풍기는 향기 으뜸이다. 내가 궁색하게 초야에 묻힌지 벌서 36년으로 사람들에게 이름도 알려지지 못했고 몸도 고을 출입한지도 오래 되었으며 오직 하늘이 내게 부여한 것이 인색한 것은 아니다. 성현의 가르침을 좇아 따르는 것이 일상이 되었으며 詩書의 문하에서 고아하게 노닐었다. 선조의 영광을 위하여 여러차례 과거를 보았지만 그 때마다 낙방을 하였으니 이는 하늘이 나를 궁색하게 한 것이요 그러므로 고요한 곳을 병풍삼아 일 없는 것이 일이 된 것이.. 2023. 2. 25. 정반곡설(丁盤谷說) 정경달(丁景達) 난곡유고 盤谷 丁景達선생이 설명을 덧붙임 난초는 향기로운 풀이다. 하나의 줄기에 꽃은 단조로우며 줄기가 붉은 색으로 잎은 푸르다 그러나 사람이 취하는 것은 향기에 있으니 향기가 부족하면 한 줄기로서 단조로운 꽃과 붉은 줄기 푸른 잎새라도 난초라고 가히 이름붙일 수 없을 것이다. 주인이 말한 난초는 줄기와 꽃 잎새가 어떠하다는 것을 아지 못하고 반드시 높고 우아한 향기와 푸르게 빛나는 색이 가정에 넘치고 맑은 바람에 흩어져 풍김에 고요히 밝은 창(窓)과 깨끗한 책상을 마주 대하는 것에 있을 것이니 이러한 집에 대한 생각은 다 같은 것이리라 그 그윽한 취미와 향기로운 덕을 사람들이 알 수가 없으므로 골짜기에 집을 짓고 언덕을 섬돌로 하여 이로써 스스로 불러 들인 것이다. 그윽히 생각해보면 蘭을 아는 사람은 적고 蘭을.. 2023. 2. 24. 난곡유고 석당명(石당銘) 난곡(蘭谷) 정길(鄭佶) 석당명(石당銘) 돌 솥에 새기다. 계집종이 밭 가운데서 한 물건을 얻으니 흙덩이인듯 하였으나 두드려 보니 맑은 소리가 울려 흙을 씻어내고 이끼를 닦아내니 돌 솥이요 솥 자루가 세치이고 솥에는 두 되정도 담을 수 있었다. 모래로 갈고 물로 씻으니 빛이 나고 깨끗한 것이 가히 사랑스러웠고 내가 곁에 두라고 일러 차도 끓이고 약도 다리는 그릇으로 하게 하였으며 때때로 손으로 어루만져 장난 삼아 이르기를 당아 ! 당아 ! 하늘에서 돌로 태어난지 몇년이며 훌륭한 돌쟁이가 쪼아서 그릇으로 만들어 사람의 집에서 쓰이게 된지는 또한 몇년인데 이제 내가 얻은 바가 되었구나 대개 돌이란 가장 천하고 완악하고 숨어 있다가 나타난 것이 이와 같거늘 하물며 가장 귀하고 가장 신령스럽다는 사람에게 있어서랴 드디어 글을 지어 새기.. 2023. 2. 23. 이전 1 2 3 4 5 다음